2001년 3월 25일

조금 지났으니 이야기해도 되겠구나.

태웅이가 태어나던 날, 저녁 늦게 의사가 아빠를 불렀어. 그때 엄마는 수술에서 다 회복되지 않아서 침대에 누워있었고 아빠는 간호하고 있었단다.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니 네가 너무 작아서 무슨 이상이 있나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입원수속을 밟으라고 하더라. 순간 무척 놀라고 걱정이 되었지. 마치 너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니. 입원수속 하고 정밀검사 받는 수속을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어.

수속을 하면서 내 자신이 많이 걱정되는 데도 불구하고, 이 소식을 엄마가 듣게 되면 얼마나 상심이 클까하는 또 다른 걱정이 머리 속에 들어오더라고. 어떻게 이야기해야 엄마가 걱정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마침 모든 아기들에게 정부에서 무료로 검사해주는 것이 있어 그 신청서를 들고 가서 엄마에게 말했지. 엄마는 직감적으로 너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아빠의 말을 믿지 않았어. 하지만 아빠가 정말로 아무 이상이 없다고 계속 이야기하자 수긍을 했지.

2,3일이 지나고 엄마가 수술에서 회복되어 걸어다닐 수 있게 되자 태웅이를 면회할 수 있게 되었어. 그전에는 아빠만 태웅이를 만나 볼 수 있었거든. 그 때서야 엄마에게 그때 사정을 이야기하고 별 문제없으니 안심하라고 이야기했어. 물론 태웅이는 정밀조사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서 아빠, 엄마 모두 기뻐하고 안심을 할 수 있었단다.

부디 아픈 곳이 없기를 엄마, 아빠는 간절히 기도했단다. 그 기도는 지금도 매일 매일 하고 있단다. 마치 바람 앞에 촛불이 있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태웅이를 돌보고 있단다.

오늘은 약간 감기 기운이 있구나. 잘 이겨내기를 기원한다. 물론 아빠, 엄마도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최선을 다할게.

너의 건강은 곧 아빠, 엄마의 행복이란다.

(또한 아빠가 태웅이를 입원, 정밀진단 수속을 하고서도 엄마에게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이야기 한 것은 아직 수술에서 회복되지 않은 엄마를 걱정해서란다. 아빠도 속으로는 많이 걱정이 되었지만 엄마가 더 많이 걱정하고 힘들어 할까봐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 것이란다. 이처럼 아빠의 위치란 한번 더 생각하고 때로는 자신의 감정보다는 가족의 안녕을 더 생각하는 것인가 보다. 너도 커서 어른이 되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자세를 갖길 바란다.)

Posted by 별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