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이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Civil Right Walk of Fame)’에 헌액되었다. 민권(Civil Right)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도산 선생이 세운 흥사단의 단우로서 축하한다.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 헌액은 트럼펫 어워드 재단(Trumpet Awards Foundation)이 2004년부터 주최하고 있다. 이 재단은 세계 각지에서 자유와 평등 구현에 앞장선 인물들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수상자를 선정해 왔다. 린든 존슨,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3명의 전직 미국 대통령과 민권운동가인 앤드루 영 전 유엔대사, 남아공 투투 대주교 등이 헌액돼 있다.
올해 헌액식은 1월 6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소재 마틴 루터 킹 목사 유적지에서 진행되었다. 행사 관계자는 “안창호는 평화를 사랑했던 한국의 마틴 루터 킹으로 절망에 빠져있던 한국인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비췄다”며 도산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이날 도산 선생의 유족 대표로 헌액식에 참석한 외손자 플립 안 커디씨는 수상소감을 밝히면서 최근 구속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꼼수라는 시사풍자 프로그램에서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할아버지가 그토록 강조했던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며 "정 전 의원처럼 어떤 견해 표명을 이유로 구속되는 사람이 생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커디씨는 정봉주 전 위원이 구속된 것은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고 한다.
평소 도산 선생을 존경(?)한다던 이명박 대통령은 이 말을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생의 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인용하지 말고, 도산 선생의 삶과 사상을 있는 그대로 새겨보기 바란다. 도산 선생이 바라는 나라는 진정 국민이 주인이 되는 '복된 민주공화국'이었음을.
“진리는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 도산 안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