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시험 성적은 엄마 실력이다?
학부모 사표를 내고 싶다는 아내.
 

오랜 만에 시간이 나서 초등학교 시절의 일기를 읽고 있었다. 역시 야구 시합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가끔 권투 이야기. 블로그에 쓸 소재를 찾으면서 읽고 있었는데, 아내가 막걸리 한잔 하자는 것이다.

아내가 어제 시부모님이 댁에 가서 김장을 하면서 막걸리를 샀는데 몇 병이 남아서 가져왔다는 것이다.(나는 대학생 대상 1박 2일 워크숍이 있어서 집을 비웠다.) 김치와 함께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내는 큰 아이 공부를 시키느라 지쳤다고 한다.
내일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아들이 시험을 본다. 기말시험이다. 난 아직 어린 아이들이 시험을 본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고, 그냥 평소 하던 대로 시험을 보면 된다는 입장이었고, 아내는 그래도 시험이니 만큼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아이와 시험공부를 하던 방에서 큰 소리가 몇 차례 난 후 잠잠해 졌다.

난 아이에게 그렇게 부담을 줄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다.
자신은 다른 엄마에 비하면 ‘방종’에 가깝다고 한다. 그러면서 시험 때문에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엄마들이라고 한다. 엄마들끼리 경쟁이 붙는다는 것이다. 엄마들이 하는 것만큼 아이들 시험 성적이 나온다는 것이다.

자신도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학부모 사표를 내다 싶다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너무 뒤떨어지면 아이도 힘들어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신경만 쓰고, 신나게 놀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자고 이야기 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큰 아이 친구 어머니는 아이 숙제 도와는 주는 것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교육 당국자들은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이렇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인지, 자신들은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지는 않은 지 묻고 싶다. 학부모들이 모두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부모의 경제력, 학력 수준에 따라 아이의 성적이 좌우되는 세상에서 진정한 ‘교육’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아내는 미안한 마음이 있는지, 큰 아이를 꼭 껴안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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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추억의 일기장 >



1981년 11월 4일 수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시험점수 부모님께 말하기 

오늘은 기분이 나빴다.

시험 때문이다.

다른 것들은 조금 그럴 듯 하게 받았는데, 산수가 65점이다. 국어가 85점, 자연이 90점, 사회가 85점이다.

저녁에 아버지와 어머니께 “엄마, 아빠. 저 시험 총점이 325점이예요.” 하고 말했다. 아버지께서는 “잘한다, 잘한다.” 하시며 꾸중해 주셨다. 기분이 몹시 안 좋다.

오늘의 반성 : 공부 열심히 하기

  * 초등학교 때, 꽤 공부를 잘 했는데 이때만 시험을 못 본 것 같다.^^&

Posted by 별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