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의 ‘다음’은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이 글이 읽혀지게 될 즈음에는 나의 ‘다음’이 탄생했으리라. ‘우리와다음’ 1주년 축하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한번 ‘우리와다음’을 이리저리 읽어보며 나의 ‘다음’을 생각하니 한 장 한 장이 따스하게 깊은 감동으로 와 닿는다.

1년 전 새로운 소식지를 준비하느라 분주해 하시던 김소연 부장님이 도움말을 얻기 위해 필자를 찾아왔을 때에는 왠지 우리 단체의 기관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졌지만(당시 필자는 녹색교통운동 소식지 ‘녹색교통’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었다), 며칠 뒤 ‘우리와다음’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을 때는 오히려 필자와 ‘녹색교통’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저력 있는 단체에 걸맞게 강한 맛이 나면서도 아기자기한 담백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읽는 이로 하여금 식욕을 돋게 한다.

‘우리와다음’이 이처럼 영양 만점의 풍성한 ‘식단’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주류 사회가 변방으로 내몰고자 했던) 아주머니들의 열정과 세상의 주목을 한 몸에 받게된 ‘환경정의시민연대’의 왕성한 활동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에게 시민운동의 동지로서 깊은 존경과 애정을 전한다.

세월이 흘러 ‘우리와다음’이 이 사회에 큰 뿌리를 내린 후에는 ‘다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역과 ‘우리’에게 깊이 있는 활동을 전달하는 영역을 분리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감히 생각해 본다. ‘다음’을 위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을 자상하게 이야기 해주는 ‘식단’을 마련하고 이론과 실천을 통해 세상의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우리’들을 위한 ‘식단’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와다음’의 성숙해진 다음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의 ‘다음’에만이 아니라 ‘우리’의 ‘다음’들이 모두 밝고 건강하게 자라 지금의 ‘우리’보다 나은 ‘우리’가 되고 그들의 ‘다음’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전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러한 세대간의 ‘이어짐’에 ‘환경정의시민연대’와 ‘우리와다음’이 강한 고리 역할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 2001년 2월 초에 쓴, 환경정의시민연대 소식지 '우리와다음' 발간 1주년 축하글. 이 글을 쓰고 며칠 후에 첫 아이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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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가 인터넷 리더십 프로그램 - 충격을 받고 블로그를 시작하다


지난 9월 3일부터 5일까지 제주도 Daum GMC(글로벌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08 시민운동가 인터넷 리더십 프로그램-촛불로 밝혀진 인터넷의 힘’에 참가했다. 다음세대재단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공동주최한 이번 프로그램은 시민사회단체 실무 책임자급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으로 Daum 글로벌미디어센터에서 우리를 맞이해 준 것은 노트북을 들고 있는 돌하르방과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Daum'이라는 글귀였다. 쾌적한 환경과 좋은 시설 및 지원이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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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평가서에서 일정이 너무 빡빡했다고 불평아닌 불평을 했지만, 집중적으로 많은 내용을 전달하고 함께 공유했다. 처음 강좌인 ‘웹2.0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 시간에는 마치 처음배우는 외국어를 접하는 듯 너무 생소했다. ‘너, 지금까지 뭐했니?’하고 누군가 호통을 치며 뒤통수를 때리는 듯 했다. 여러 강좌와 세미나, 토론을 하면서 너무나 뒤떨어져있다는 자각을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금 관심을 가지면 사이버 공간의 흐름을 따라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따라가기는커녕 멀리서 구경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가 된 것 같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전 대표이사는 시민단체가 사이버 공간에서 공공미디어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많은 단체에서는 그런 고민과 초기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역시 내가 속한 단체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 이재웅씨가 너무 편안한 옷차림에 주변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어서,
      처음에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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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블로깅하기- 블로그 활용전략 세우기’라는 강좌를 통해서 블로그와 web2.0 세계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포기하기 있었던 블로그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블로거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어제 오후에 콩닥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어설프게 블로그를 만들고 글들을 올렸다. 과거에 썼던 글들을 많이 올리고 싶었으나, (방법을 몰라서인지 모르겠지만) 새로 올리는 글이 맨 위에 배치되는 것을 보면서 생각을 달리했다. 특히 성명서나 논평같은 글들을 좀 생뚱맞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맛보기로 과거의 글을 몇 개만 올렸다.

추석이라 가족들과 윷놀이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이야기도 나누었지만, 자주 짬을 내어 내 블로그에 올린 글에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지 살펴보았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 아이들과 ‘서울숲’에 가서 하루 종일 뛰어 놀고 저녁 무렵에 집에 들어왔다. 지금 엄청 피곤한 몸을 부추기며 블로그를 시작을 알리는 신고식을 하고자 글을 쓰고 있다. 그저 소박한 마음으로 꾸준히 생각을 올리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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