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주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은 식민 잔재 청산해야

8월 29일이면 우리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지 99년이 된다. 내년이면 100년이 되는 국치일을 어떤 의미로 맞아야 할 것인가? 그저 부끄러운 역사이니까 빨리 잊고 지나가는 것이 좋은 것일까?

식민 지배와 침탈, 전쟁 범죄에 대한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는 없다. 제국이 가한 야만스런 폭력의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고, 과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뉘우침도 없는데 어떻게 앙금 없이 미래로 나갈 수 있겠는가?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은 지금도 역사왜곡을 일삼으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패권국가로의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것이다.(오늘도 일본 에히메현 교육위원회가 ‘후쇼샤’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사용하기로 채택했다고 한다.) 보수우익들이 천황을 미화하며 다시 역사의 전면으로 내세우려고 시도하는 것도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말씀하셨듯이, 나쁜 이웃이 곁에 있으면 이를 깨우치게 하고, 착한 이웃으로 만들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문명국의 의무이다. 한일 양국은 ‘세습적 피해자 의식’과 ‘세습적 가해자 의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벗’이 되어야 진정한 평화와 발전이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부끄러운 역사는 빨리 잊고 영광스런 역사를 기억하자는 식의 단순하고 위험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끄러운 과거도 우리의 역사다. 역사는 장식품이 아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일제의 침탈로 인한 아픔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이를 애써 외면하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 국민이 당한 아픔의 대가를 정부가 받고나서, 과거의 일은 끝났다고 선언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다.

한일 양국 정부, 시민들이 아픈 역사를 다시 바라보고,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치유할 것은 치유하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면서 평화로운 미래를 구상하자. 그것이 국치일을 맞이하는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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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진실과 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 주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지난 8월 26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개최한 <제880차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발표한 성명서 이다.



- 성명서 -

 

8월의 무더위 아래, 오늘도 우리는 어김없이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880차 수요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일 당국의 노력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며, 근본 해결은 아득하기만 하다.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과거사가 여전히 현재의 역사로 지속됨을 분노하는 한편 부끄러움을 금할 길 없다. 8월 29일이면 우리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지 꼭 99년이 되는 날이기에 더욱 참담함을 느낀다.

우리는 일본군‘위안부’문제뿐 아니라 모든 강제동원 피해의 역사가 바로 99년 전에 강제로 체결된 병탄조약에 근본적으로 기인하고 있음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한일과거사 문제는 물론 오늘의 왜곡된 한일관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일본제국주의의 식민 침탈의 전쟁범죄에 대한 근본 청산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 정부마저 이러한 범죄의 출발점이 된 99년 전 경술국치를 애써 외면해 왔다. 그 날을 기억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우리의 자존감에 큰 상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끄럽고 고통에 찬 역사를 대면하고 극복하려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출발이 되며 미래에 또 다시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는 미래를 위한 대비이기도 하다. 그것은 여기 나와 계신 할머님들의 간절한 염원이기도 하다. 

요즘 일본에서는 자민당의 장기 집권이 끝나고 민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한일 과거사와 관련된 일본정부의 태도와 정책 또한 진전하지 않겠는가 라는 기대도 높다. 그러나 민주당 또한 스스로 약속하였던 ‘위안부’관련 해결법안마저 공약에서 제외하였다. 일본의 우경화 기조에 맞추어 마땅히 해결해야 할 한일과거사 관련 정책은 민주당 정책에서 거의 실종되고 말았다. 우리는 민주당을 포함한 일본의 정치세력이 일본 사회의 민주화와 동아시아 평화 공존을 위해 식민지 침탈과 침략 전쟁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죄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강력히 지적한다. 더욱 강제병합 99주년을 맞이하면서 일본정부는 후안무치의 역사를 씻어내고 성숙한 민주평화국가로 재탄생할 재생의 기회로 삼기를 간곡히 요구하는 바이다.

그러나 우리 또한 한일과거사 청산을 위해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다. 감나무 아래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듯 일본 새정부의 ‘선처’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오히려 더 큰 목소리와 치밀한 논리로 가해국 일본의 전쟁책임을 준엄히 물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시민사회가 피해자들이 가해국 일본에게 식민지 범죄 책임을 묻는 마당에, 한국정부는 오히려 한일과거는 잊어버리고 이른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로 나아가자고 엇장단을 치고 있다. 과거사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어떻게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것인가. 정부가 나서도 부족할 판에 정부가 한일과거사 청산의 걸림돌이 되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부끄러운 역사는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이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반성과 극복을 위해 전력 실천할 때이다. 우리는 왜 그런 치욕의 역사를 겪지 않으면 안되었던가 뼈저린 반성이 필요하다. 또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이 빚은 비극의 역사를 규명하고 일본 정부에 대해 사죄와 배상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실현시켜야 한다. 그것만이 과거사를 청산함으로써 인권에 기초한 평화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그렇다! 국치 100년은 망각이 아니 각성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미 60여 시민단체와 학술단체는 6월 <진실과 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공동추진위원회는 불행과 치욕을 용인했던 우리 내부의 역사를 반성하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우리 내부의 역사 인식 정립과 실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식민주의와 침략전쟁의 청산이라는 근본 원칙 위에서 100년이 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한일과거사 청산을 위해 국내 시민사회의 굳은 연대는 물론 남북해외 한민족의 공동 실천을 추구하면서 나아가 동아시아 민중과 연대해 민족 억압과 차별, 그리고 전쟁없는 평화로운 동아시아를 만들어나가는 실천의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다짐 위에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일본정부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해 철저히 진실을 규명하고 공식 사죄하라!
2. 일본정부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의 피해자에 대해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3. 일본정부는 후세들에게 전쟁범죄의 실상을 올바로 기록하고 교육하라!
4. 한국정부는 올바른 한일과거사 청산을 위해 적극 앞장서라!
5. 한국정부는 일제 식민지배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인권을 위해 앞장서라!
6. 민족 억압과 전쟁 없는 평화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동아시아 시민은 연대하자!

2009년 8월 26일

진실과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와 제880차 정기수요시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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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은 7월 9일, 일본 47개 교육위원회에 왜곡된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채택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흥사단은 과거에 채택된 후쇼사(扶桑社) 역사교과서 보다 더 개악된 지유샤(自由社)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2009년 4월 9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지유샤 교과서의 검정통과는 일본이 과거에 피해를 주었던 국가와 개인들에게 다시한번 상처를 주고, 나아가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흥사단은 주변 국가의 역사를 근거도 없이 왜곡하고 식민 지배 하의 민중이 받은 고통에 대한 내용과 이에 대한 사과가 없다면서, 전쟁범죄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세계 어떤 국가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516곳이나 결함이 있다고 판정받은 지유샤(自由社) 역사교과서를 채택하는 것은 일본 학생들의 역사인식을 후퇴시키고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에서는 2010년에 중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서를 각급 교육위원회가 8월말까지 선정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흥사단은 이들 위원회에 불채택 요청서를 보낸 것이다. 100년의 역사를 앞두고 있는 흥사단(1913년 창립)은 한국과 일본이 아픈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우호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하면서, 일본이 과거의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평화적인 역사관을 교육해야 한다고 전달했다.

<요청서한>

왜곡된 중학교 역사교과서 불채택에 관한 요청서

  귀 위원회와 위원장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우리 흥사단은 애국지사 도산 안창호 선생이 전국의 지사들과 함께 1913년에 세운 민간단체입니다. 설립 당시 일본의 침략에 대항하고 독립을 위해 활동했던 흥사단은 현재 인재양성,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통일·평화 운동, 투명사회 운동, 교육·청소년인권 운동 등을 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민단체입니다. 100년의 역사를 앞두고 있는 우리 흥사단은 한국과 일본이 아픈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우호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2009년 4월 9일 귀 국의 문부과학성이 지유샤(自由社)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검정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을 접하고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채택된 후쇼사(扶桑社) 역사교과서 보다 더 개악된 지유샤 교과서는 일본이 과거에 피해를 주었던 국가와 개인들에게 다시한번 상처를 주고, 나아가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에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일본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 줌으로써 일본 사회가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될까 우려됩니다.

주변 국가의 역사를 근거도 없이 왜곡하고,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더 나아가 명백한 침략 전쟁을 아시아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미화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왜곡된 역사 교과서에는 식민 지배 하의 민중이 받은 고통에 대한 내용과 이에 대한 사과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당시에 받은 상처를 간직한 채 아픈 세월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범죄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세계 어떤 국가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가 많았던 후쇼사(扶桑社) 역사교과서와 내용이 거의 유사하여 표절시비가 일고 있고, 516곳이나 결함이 있다고 판정받은 지유샤(自由社) 역사교과서를 채택하는 것은 일본 학생들의 역사인식을 후퇴시키고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을 일으킬 것입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2010년에 중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서 채택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흥사단은 한국과 일본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넘어 서로 협력하여 동아시아의 발전을 이뤄나가기를 희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역사에 대한 인식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의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평화적인 역사관을 교육해야 합니다.

우리는 귀 교육위원회가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양심있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평화롭고 발전적인 아시아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9년 7월 9일

歪曲された中学校の歴史教科書の不採択に関する要望書

   貴委員会と委員長の発展を祈ります。

 興士団は1913年に愛国志士である島山/安昌浩(アン・チャンホ)先生が全国の志士と一緒に独立と民族の発展のため創立しました。現在は韓国の代表的な市民団体の役を努めており、人才養成、独立有功者の子孫への支援、統一・平和運動、透明社会運動、教育・青少年人権運動などにがんばっています。創立100周年を目前にした私たちは、韓国と日本が過去の不幸な歴史を乗り越え、未来指向的で友好的な未来を一緒に作って行くように願っています

   ところで、2009年4月9日にお国の文部科学省が中学校の歴史教科書として「自由社」を検定に通したとの便りに接し、私たちは極めて深刻な憂慮を抱かせています。過去に採択された「扶桑社」の歴史教科書よりもさらに歪曲された「自由社」の教科書は、日本が過去に被害を与えた国家と個人たちにもう一度傷つけて、東アジアの仲直りと平和に障害物になるでしょう。また日本学生たちに誤った歴史観を植えてくれることで日本社会が元気ではない社会になるか憂慮されます。

   周辺国家の歴史を根拠もなしに歪曲して、侵略戦争と植民地支配を正当化することは過ちです。一歩進んで明白な侵略戦争がアジア国家のためのことだと美化しています。歪曲された歴史教科書には殖民支配下の人々が遣られた苦痛に対する内容や、これに対する謝りが全く有りません。しかしまだ当時に受けた傷をおさめたまま痛い歳月を生きて行く人々がいます。

戦争犯罪をやらかさなかったという主張は世界どんな国家も認めないでしょう。「自由社」歴史教科書は、問題が多かった「扶桑社」歴史教科書と内容がほとんど似たり寄ったりで盗作是非がおこっているし516ヶ所も欠陷があると判定受けました。にもかかわらず「自由社」を採択しては日本学生たちの歴史認識を後退させてまた周辺国々との葛藤を起こすでしょう。

   現在日本では2010年に中学校で使う教科書採択が進行されていると聞きました。我が興士団は韓国と日本が被害者、加害者の関係を越してお互いに協力して東アジアの発展を成して行くのを希望します。そうするためにはお互いを尊重して歴史に対する認識を共に共有するのが大切だと思います。過去の野蛮的で非人間的な悲劇が繰り返されないように平和的な歴史観を教育しなければなりません。

 私たちは貴教育委員会が歪曲された歴史教科書を採択しないように願います。ひいては良心ある韓国と日本の市民たちが平和で前向きのアジアの未来を作って行くようにご協力お願いいたします。

  2009年 7月 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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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뿌리 잘라내고 철재와 콘크리트로 덮고선 생태가치를 높인다는 서울시

5월 중순부터 대학로 흥사단 앞에 보행자 도로를 파헤치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일상적으로 하는 도로공사려니 했다. 그런데 20∼30년된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화단까지 파헤치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무슨 공사인지 궁금해서 공사 안내 표지판을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공사를 하는 경우, 공사명, 시공회사, 책임자, 공사기간, 감독 기관 등이 표시된 안내판을 설치해야 하는데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신문을 통해 무슨 공사인지 알게 되었다.



           흙과 화단을 파헤쳐서 나무의 뿌리가 심하게 잘렸다. 나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 지 걱정이다.

서울시에서 하는 인공 실개천 건설 사업이란다. 대학로를 비롯해 뚝섬역, 국민대 주변 등 5개 지역에 인공실개천을 만드는 사업이다. 그런데 실제 하천은 복개 구조물 아래에 하수로 쓰고, 복개 구조물 위에 인공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흥사단 앞에는 북악산에서 성균관을 지나 대학로로 흘렀던 ‘흥덕동천’이 있었다. 이 실제 하천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콘크리트로 길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자연 그대로의 하천 위에 콘크리트를 바르고 인공 개천을 만들면서 생태가치를 높이는 사업이라고 하니 정말로 어이가 없다. 최근에는 자연을 파괴하고 자본을 투자하여 인공적인 시설을 만드는 것을 ‘녹색’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대대적인 홍보까지 한다.

흥사단 앞길에는 20∼30년은 족히 넘는 은행나무들이 즐비하게 서있다. 공사 현장을 보니 화단을 파헤치면서 나무 뿌리를 마구 잘라내었다. 심하게 흙을 파내고 뿌리를 잘라 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무들이 쓰러질까, 심한 상처를 받고 잘못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애초에 공사를 계획할 때 나무를 보호하는 고려는 없었던 것 같다. 잘 자라고 있는 나무의 뿌리를 베어내고, 흙을 파헤치고 철재와 콘크리트로 덮는 것이 과연 생태적 가치를 높이는 일일까? “실개천을 통해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생태적, 문화적 가치가 도심까지 전달될 것”이라고 말하는 서울시 관계자에게 무엇이 생태적인지, 무엇이 문화적인 가치인지 따져 묻고 싶다.


         잘린 나무 뿌리와 포크레인의 부조화. 이것이 생태적 가치를 높이는 사업인가?

가뜩이나 보행자 수에 비해 보행로가 좁아 통행이 불편한 곳에 너비 0.7~2m의 실개천을 만든다니, 보행자들이 느낄 불편은 뻔하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런 공사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 사업을 하고나서 반응이 좋으면 인공 실개천 사업을 더욱 확대한단다. 제발 ‘녹색’의 이름을 팔아 생태를 파괴하는 잘못된 행정을 중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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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록위마(指鹿爲馬), 권력의 횡포에 상처받은 사람들

 아침부터 난리다. 사무실이 술렁거린다. 경찰이 흥사단을 ‘범좌파단체’로 규정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실렸기 때문이다. 좌파단체로 규정되었으니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에서부터 개념없는 경찰의 분류에 문제제기하며 분통을 터트리기까지 다양한 반응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모두 이 기사를 보고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큰 잘못을 저지른 범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차분히 신문을 통해 기사를 읽었다.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중국 진(秦)나라 환관 조고가 자신의 권력을 시험하고자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칭했던 데서 유래했다. 권력자가 사슴(鹿)을 가리켜 말(馬)이라고 하면 주변 사람들도 말(馬)이라고 따라한다. 하지만 사슴은 사슴인 것이다.

 흥사단이 좌파냐 우파냐, 사슴이냐 말이냐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글에서는 편 가르기를 하고, 자기와 다른 편을 좌파로 몰아 부치는 현 정권의 행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자 한다.(‘좌·우’라는 이분법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편협할 수밖에 없지만, ‘좌파단체’ 규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세상을 ‘좌·우’ 개념을 사용한다.)

1. 좌파와 우파. 그 기준은?
 
소위 우리나라에서 ‘보수’라 불리는 집단은 순수한 보수라고 부르기 보다는 수구(守舊)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나, 편의상 보수라고 하자. 현 정권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모두 좌파, 빨갱이로 몰아 부친다. 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여부가 좌우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학적 냉전사고의 소산이다. 철저하게 편을 가르고 차별하는 것은 소아병적 태도다. 편 가르기 통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을 고립시키겠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그러한 태도가 오히려 더 큰 큰 저항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2. 그냥 좌파도 아니고, ‘범(凡)’좌파?
 
기사를 보니 경찰이 그냥 좌파도 아니고 ‘범좌파’ 단체를 규정했다고 한다. 이는 약간의 좌파적 성향이 있는 단체, 좌파 단체들과 같은 연대조직에 가입하거나 좌파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가했던 중도적인 단체들도 모두 좌파단체로 낙인찍는 방식이다. 가능한 많은 단체를 ‘좌파’라는 범주 속에 넣으려는 계산법이다. 국민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점점 더 많은 단체를 좌파로 규정하다보면 이 정권은 더욱 고립되지 않을까? 

3. 보수의, 보수에 의한, 보수를 위한 정권?
 국가는 하늘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모여서 형성한 것이다. 여기에는 좌파인 사람도 있고, 우파인 사람도 있다. 물론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한쪽 성향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다. 좌파 국민도 우파 국민도 모두 국가를 형성하는 주체이다. 한 국가의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지 일부 세력의 대표는 아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문제가 없으나, 공인, 그것도 공무를 집행하는 사람이 특정한 이념으로 국민을 가르고, 반대쪽에 있는 세력은 탄압하고, 자기 쪽에 있는 세력에게는 각종 혜택을 편파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4. 검증없는 무작위 분류
 
경찰청이 광우병대책위 소속단체를 모두 불법·폭력단체로 규정한 것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번 ‘범좌파단체’ 규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활동 취지에 공감하고 동의를 하는 것만으로도 폭력단체니 좌파단체니 하는 식으로 규정하는 것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다. 이는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옭아매고 시민운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적인 공격이다. 어디 누가 무서워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겠는가. 어떤 권력도 그러한 권리는 없다. 

5. 모든 국민을 예비 폭도로 보고 있는 정부의 착시
 
단순 참가자나 집회 장소를 지나가는 시민들을 무조건 잡아들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법 위에 경찰이 있다. 최근 정부과 경찰은 국민을 예비 폭도로 보고 있는 듯하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태도이다.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이지 않는가. 주인이 주인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광장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것을 폭력 행위로 보는 것은 착시다. 착시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착시를 고치려고 해야한다. 자기 시각에 세상을 맞추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불가능한 일이다. 더 이상 국민을 자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론적으로 경찰이 ‘범좌파단체’를 규정하고 이들 단체 회원들을 ‘주력 검거 대상’으로 정한 것은 성찰은 하지 않는 권력의 폭력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궁지에 몰리는 정부의 히스테리적 발작이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그렇게 험난한 일일까? 다시한번 ‘주력 검거 대상’이 되었던 ‘범좌파단체’의 활동가로서 씁쓸한 마음으로 정권이 착시를 빨리 고치고 사물을 올바르게 보기를 촉구한다. 

덧붙여.
흥사단은 정말 좌파단체일까? 흥사단에는 진보부터 보수까지 다양한 입장을 가진 단우(회원)가 있다. 흥사단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강조했던 대공주의를 중시한다. 좌우를 아우르는 것을 지향한다. 현재는 좌와 우를 아우르는 역할은 못하고 있지만, 때로는 진보적 입장을 때로는 보수적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그래서 보수적인 단체로 인식되기도 하고, 이번처럼 드물게 진보적인 단체로 인식되기도 한다. 정치적인 사안에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한다. 이로 인해 입장이 모호한 단체로 평가받기도 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도 고심 끝에 서울역사박물관으로 갔다. 그런 단체를 좌파로 규정하고 주력 검거 대상으로 삼는 것은 코미디가 아닐까?

* 이 글은 흥사단 공식입장이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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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 창립

“많은 피해자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피해자가 땅에 묻혀도 진실까지 묻을 수는 없습니다. 진실은 죽지 않습니다.” 4월 25일, 명동 향린교회에서 개최된 <진실과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 창립식에 참석한 길원옥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날 창립식에는 흥사단 등 50여개 단체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고 결의를 다졌다.


2010년은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점하고 식민지로 만든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노예로 전락해 인권을 빼앗기고 비참한 삶을 살았다. 치욕스러운 사건이 있었고, 100년이 흘렀다. 어떻게 100년을 맞이해야 할까?

최근에 생겨난 이상한 기류처럼, 치욕의 역사는 부끄러운 과거이니 빨리 잊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영광스런 역사만 기억하고 과장하여 칭송하면 되는 것일까? 분명 아니다. ‘기억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 된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아무리 부끄러운 역사라도 타산지석으로 삼고,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 가려진 진실을 밝히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풀고, 받은 상처를 치유해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 폭압에 학살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하고 재산을 빼앗긴 선조들의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또한 수많은 억압적 사건의 진실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어둠 속에 잠자고 있다. 징병․징용, 정신대, 일본군‘위안부’, 원폭피해자, 한국인BC급 전범, 시베리아 억류자, 재일동포와 사할린 동포 문제 등 아직 풀지 못한 과제들을 그냥 놔둔 채 국치 100년을 맞이하는 것은 후손으로서 역사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정부는 결코 정통성을 말할 자격이 없다. 

전쟁에 끌려가 억울하게 죽은 우리의 선조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천황의 ‘충신’이란 이름으로 A급 전범들과 합사되어 있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공식 사죄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원폭피해자들은 힘겹게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아직도 일본 정부와 싸우고 있다. 반면 과거의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의 극우 보수세력은 아직도 망언을 하고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빗나간 언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헌법을 폐지하고 군사 대국, 패권주의로 치달으며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최근 일본의 위험한 경향은 바로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데 원인이 있는 것이다.

 진실과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는 1.식민지 범죄에 대한 진실 규명과 사과․배보상․명예회복․재발방지라는 원칙 있는 과거사 청산을 실현하고, 2.남북해외 한민족의 공동참여를 통해 범민족적 식민지 과거청산을 실현하고 민족동질성 회복과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하며, 3.동아시아 시민과 국제적으로 연대하여 식민지 과거 청산을 통해 민족 억압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동아시아 미래를 여는 것을 ‘3대 사업 방향’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일본, 한국, 국제사회에 대한 공동실천 행동을 설정하였으며, ‘아시아 차세대 평화 리더들을 위한 강좌’ ‘청소년을 위한 동아시아 네트워크 가이드 북 제작’ ‘국치 100년, 100문 100답 출판’, ‘일제 식민지범죄와 책임에 관한 백서 발행’, 각종 ‘국내․국제 학술대회’ ‘미래를 여는 청소년․청년․학생 한일 네트워크 역사기행’ ‘동아시아 시민선언대회’ ‘국제순회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창립식에 축사를 한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의 말씀처럼 우리는 ‘진실을 말하면 좌파로 몰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 주요 정치 리더들은 역사 인식이 부재한 것을 반성할 줄 모른다. 정부와 일부 정치 세력은 국치 100년을 ‘원칙없는 화해’로 포장하며 몇 차례의 이벤트만으로 넘어가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양심과 역사 인식이 있는 시민들이 나서서 국치 100년이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진실을 토대로 평화로운 동아시아 미래를 열어가는 원년이 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 후손에게 치유되지 않은 역사를 물려주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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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곡된 역사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킨 일본 문부과학성을 규탄한다
-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정당화한 교과서는 아시아 평화를 위협할 것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4월 9일 새역모(‘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가 지유샤(自由社)를 통해 검정신청한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검정을 통과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미화한 지유샤 교과서가 검정에 통과된 것은 야만의 시대로 회귀하려는 일본 정부와 극우세력의 야욕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아시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호히 비판받아야 한다.

 1997년에 결성된 새역모는 후쇼샤(扶桑社) 출판사를 통해 왜곡된 역사 교과서를 보급하고자 하였으나, 한국과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단체들의 운동에 부딪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채택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내부 갈등으로 분열을 한 새역모가 또다시 ‘위험한 교과서’를 내놓은 것은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등 편향된 역사인식을 가진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권과 무관치 않다.

 이번 새역모의 지유샤 교과서는 후쇼샤 교과서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유사하며 특정 부분에서는 더욱 심한 왜곡을 하였다.
 지유사 교과서에는 ‘정한론’, ‘한반도 팔뚝론’ 등을 내세워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침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근대화 사업’과 ‘일체화’를 부각시키며 식민지 지배를 미화 또는 은폐한 반면, ‘일본군 위안부’등 자국이 저지른 반인륜적 야만행위에 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더 나아가 원폭과 관동대지진으로 일본인 피해도 있었으며, 전범재판에 문제가 있었다는 등 오히려 적반하장(賊反荷杖)격 역사 기술을 하고 있다. 이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모호하게 하거나 왜곡시킴으로써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고, 잘못된 역사를 정당화시키려는 위험한 발상의 소치이다.

 이번 지유샤 교과서가 천황을 크게 부각시킨 것은 이전 교과서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교과서에는 ‘소화천황의 말씀’을 칼럼으로 실으며 천황을 평화주의자로 미화시키고 전범국 책임자로서의 과오를 은폐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건국신화를 역사화 함으로써 신화중심의 미개한 역사관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일본 극우 보수세력이 지향하는 사회가 파쇼적 군국주의로의 회귀임을 드러내는 것으로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가 된다.  

 올해는 3.1운동이 90주년이 되는 해이며, 내년은 일본이 강압적으로 조선의 국권을 강탈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하고 야만적인 행위를 자행한 역사를 참회, 사죄하고 평화로운 국제사회를 이루기 위해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일본이다. 그러나 일본의 ‘역사 시계’는 미래로 가지 않고 과거로 가고 있다.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은 왜 자국이 국제사회에서 아직도 ‘정상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지 자문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이 인권과 평화를 파괴할 위험성이 있는 ‘문제국가’ ‘위험국가’로 인식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심각하게 왜곡된 지유샤 역사 교과서 검정 승인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검정 승인을 즉각 취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정당화 하고 식민 지배를 미화하는 어떠한 역사적 기술(記述)도 철회하고, 고통과 상처를 받은 피해자와 피해 국가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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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은 도산 안창호 선생 순국 71주기입니다. 선생의 순국일을 맞이하여 뜻을 되새기며 우리 시대의 모습을 반추하고자 추념사를 썼습니다.

우리 민족의 위대한 스승,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꿈에도 그리던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순국하신 지 71주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우리 민족의 현상이 우려할 형편에 있는 이때에 제 일신의 편안이나 명성을 위하여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민족을 위해 마지막 생명을 다하신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에 깊이 머리를 숙입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71년 전 오늘인, 1938년 3월 10일 서울대병원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60평생을 민족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뛰어난 혁명가이자, 청년학생들을 가르치신 교육자이며, 민족의 위기 앞에 매 시기마다 민족의 진로를 제시하신 탁월한 지도자이셨습니다. 또한 민족의 장래를 위해 무엇보다 우선하여 건전한 인격이 되어야 한다고 설파하신 탁월한 인격자이기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도산 선생님이 주신 거룩한 가르침을 우리가 제대로 물려받았는지 자문해 봅니다. 민족의 최대 숙원인 분단은 더욱 고착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탐욕의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승자독식의 경제체제는 양극화를 부추기고, 서민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극심하게 분열되어가고 있으며 사회 지도층과 국민들의 소통 또한 부재합니다. 치열한 경쟁체제로 이끄는 교육으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갈망하셨던 ‘복된 나라’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우리 민족 전도번영의 길을 찾고자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미미하고 무의미한 나라가 아니라 세계에 대하여 위대한 발언권과 감화력을 가진 지도적인 나라를 만들자고 하셨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 분단을 극복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일 것입니다. 민족의 통일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의 완성일 것입니다. 냉전시대의 최전선 지대에 섰던 우리 민족은 상호 반목과 갈등을 하던 시기를 지나 화해와 협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남북의 상황은 우리 민족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긴장과 충돌 직전의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민족의 하나 됨과 번영을 위해서는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도자들은 정략적으로 민족의 문제를 다루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최대 과제인 통일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 일이 도산 선생의 유지를 받드는 길임을 확신합니다.

도산 선생님께서는 독립운동과 함께 모범적인 공화국, 복된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하셨습니다. 이는 국민이 진정한 나라의 주인이 되는 것이며, 모두가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나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거 시기에 소수에게 권력을 위임 할뿐, 중요 정책결정과정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과신으로 양극화는 심화되었으며, 복지정책은 뒷걸음 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복된 나라는 소수가 소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상촌 운동을 하시면서 이기주의는 집단생활, 사회생활을 방해한다고 하며 공동생활의 정신을 함양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하셨습니다. 국민이 진정한 주권자로서 앞날을 스스로 결정하고, 소외된 계층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지원하는 것이 모범적인 공화국, 복된 나라를 만드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극심하게 분열되어 있던 시기에 자아(自我) 보다는 대의(大義)를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내게 한 옳음이 있으면 남에게도 한 옳음이 있는 것을 인정하고, 남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 해서 그를 미워하는 편협한 일을 아니하면 세상에는 화평이 있을 것’이라고 하신 말씀은 우리 시대의 지도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금언(金言)입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소통하고, 그 속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대공주의’일 것입니다. 일방통행식으로 강행하고,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방식은 우리 사회를 더욱 분열시키고 공멸의 길로 이끌고 갈 것입니다. 상생을 위한 상호 존중과 열린 소통의 자세에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가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 밖에 도산 선생님은 거짓이 아닌 참된 생활만이 우리 민족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반부패 투명사회를 위해 더욱 힘쓰는 것이 선생님께서 바라던 존경받는 국가가 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선생님은 교육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인지하셨던 선각자이셨습니다. 우리 민족을 위한 인재 양성은 경쟁위주의 획일적 교육이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며 인성과 창의성에 바탕을 둔 교육임을 확신합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흥사단을 창립하면서 우리 후배들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 주셨습니다. 오늘날 도산 선생의 유지를 받들고 시대정신에 부합한 활동을 하고자 노력하는 우리 흥사단은 위에서 언급한 우리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는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역동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온 저력과 지혜로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희망의 씨앗들이 도산 선생님의 가르침을 토양으로 해서 꽃피울 수 있도록 현장 속에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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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에 대한 맹목적 짝사랑이 어떤 파국을 불러올 지 걱정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이하 흥민통)는 창립 12주년을 맞이하여 3월 7일, 흥사단 강당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초빙되어 ‘다보스에서 본 세계, 그리고 한반도’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문정인 교수는 이번 다포스 포럼은 전체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기조 연설에서 전세계적으로 2억7천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침울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퍼졌다고 한다.

 이는 고용가능 인구의 7%에 달하는 것으로 세계2차 대전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재작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그렇게까지 침체된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장기적인 불황이 예상되고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다는 데서 기인한 것 같다.

  문 교수는 다보스 포럼의 기본 원칙인 관용과 합의 원칙도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대통령과 터기 수상과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대한 언쟁,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책임 떠넘기기 비판 등 갈등과 반목이 도처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이어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영미 중심의 시장경제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었다고 한다. 경제, 금융, 정치권 할 것 없이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영미 중심의 시장경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 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시장 시스템이 무너졌으며,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영미식 자본주의에 대한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고,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허구라는 인식이 퍼졌다. 특히 시장은 절대적이고 정부는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방침은 더 이상 무의한 것이 되어 버렸다.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다수 참가자들이 공감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성장 중심 사고에서 나온 개념인 GDP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복지수(Happiness Index)를 사용하자는 주장이 큰 호응 얻었다고 한다. 이는 실제 서민의 삶과 동떨어진 지표로 경제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복지․평등․배분이 강조되고, 소비자와 생산자의 가치가 동등하게 포함된 지료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다보스 포럼은 미국식 경제 시스템의 한계가 세계 경제의 위기를 불러왔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반성과 대안 모색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유독 철지난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신봉하고 따르는 우리 정부는 도대체 어떠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고 이의 확산을 위해 작동해 왔던 다포스 포럼에서도 한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하는데 말이다. 신자유주의 전도사인 미국에서 조차도 주요 금융기관을 국유화하려고 하고, 서민을 위한 재정 지출을 늘리고 있지 않는가? 대기업 중심의 수출확대를 위해 고환율 정책을 쓰고, 감세를 하고나서 엄청난 추경을 편성하고, 서민경제와 상관없는 엉뚱한 곳에 막대한 지출을 하는 식으로는 우리 경제는 살아나기 힘들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맹목적 짝사랑이 어떠한 파장을 불러 올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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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들은 해외 봉사활동을 많이 나간다. 국내 현실이 치열해서 해외 봉사는 꿈도 꾸지 못했던 나의 대학시절과는 많이 다르다. 자원봉사를 통해 많은 고민을 하고 성장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색다른 경험을 잠시 한 것에 그치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흥사단 대학생 모임에서 활동하는 친구가 태국으로 자원봉사를 가면서 큰 고민 덩어리를 같이 나누자며 메일을 보내왔다. 고민이 건강하고 깊이가 있어 바쁜 와중에 답장을 보냈다. 나 역시 잘 모르지만, 함께 나눔으로써 조금이나마 고민을 덜어주자는 생각에서 메일을 보낸 것이다. 아래는 그 친구와 나눈 이야기를 일부만 생략하고 그대로 옮긴다. 정답은 없겠지만, 더 나은 봉사활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1. 대학생 친구가 보내온 메일

… 

아시다시피 모자란 제가 봉사라는 거창한 이름을 죄송하게도, 달고

5개월간 태국 치앙마이에 민폐끼치러 가게 됬어요.

다른 팀들은 탱탱볼을 만든다, 소녀시대 gee를 보여줄거다, 미리 밥퍼 봉사활동을 해보자

난리인데 저는 제 머릿속을 맴도는 근본적인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

다크를 턱밑까지 휘날리며 이시간까지 잠도 안자고 있어요.ㅠㅠ 망햇따 유유 ㅠㅠ

… 

자 이제 좀 진지하게 해볼게요.

먼저 첫번째,

경주에서 합숙을 할때도 사소한걸로 팀내에서 부딪치면서

(파란꼭지에서 나오던 온수때문에 몇시간동안 분노의 회의를 한 이야기^^)

이런 고민을 하게 됬어요. 팀내에 있었던 갈등의 원인도

"공동체 안에 들어가기" 에 대한 시각차였어요.

 

타자로서 공동체 안에 들어가는것이 , 그 안에 푹 빠져서 타자가 아닌것처럼 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는 하지만 역시 우리는 어쩔수없는 타자이고-

또 그렇기때문에 그 공동체에 스며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공동체의 흐름을 깨면

안된다는게 딜레마죠. 경주에서 뼈저리게 느꼈어요.

 

여기서 저의 고민이 시작되고 끝나요.

저는 그 안에 스미고 싶은데, 스며야 하는데 내 안에 내가 가진 외국인이라는

어쩔 수 없는, 아무리 친한 친구가 되도 남아있는 그 흔적들,

그리고 능력도 없는 우리가 봉사자가 아니라 사실은 온 것 자체가 민폐가 아닐까 하는-

온 것으로 인해 일감이 늘어나고 균형잡힌 그곳의 공기를 흩날리는거니까요.

아무튼 그런 고민.

 

이걸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요.

경주에서도 그랬어요. 저의 입장은 모든 불편함을 참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하는것

철저히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것, 철저히 우리가 느끼는 이질성을 감추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가 근


본적으로 우리는 타자라는 인식을 한다는 반증이다. 라는 입장이었고

다른 의견의 팀원은 우리는 이곳에 온 타자라는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최대한 그곳의 흐름을 깨면 안되고 도움이 되야 하니까 우리의 불편함, 요구는 최소화하자.

질문도 하지말고 일단 따르자.

라는 의견이었습니다. 상당부분 공감하면서도 공감할수없는 큰 가치관의 차이인 것 같아요.

이 미묘한 딜레마를 어떻게 조화시켜나가야 할까요.

제 안에서 이 경계가 정말 너무 애매모호해서 정리가 하나도 안되고 있어요.

 

예를들면 지역에 가서 활동을 시작할때에도

우리가 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현지의 상황에 조금 혼란을 가져온다거나 현지 스


탭들의 일에 혼선을 줄 수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것에 봉착하면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될 것 같거든요.

 

두번째는, 이것과 비슷하기는 한데요

섬기러 가는 우리가 섬김을 받는것 이라는 문제요.

 

국내훈련을 할때 유네스코 ooo 팀장님께서 1기 한팀을 거론하시면서

보러 가셨을때 그 봉사자라는 사람들을 위해 현지인들이 밥을 하고,

현지 스탭들이 동분서주하는것을 보고 실망했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저의 고민은,

그렇다고 그 모든것들 (할 수 있는것은 저희 내에서 해결하도록 최대한 한다라는 전제 하)

그쪽에서 제공하는 배려나 이런것들을 모두 거절한다는것은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스스로를 타자화하고있다는 사실을

오히려 굳게 확인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게 따지면 오히려 처음부터 라온아띠니 하는게 없는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관계맺기란 다 그런것이라는 생각은 좀 이기적인가요?

제 생각은 그래요. 내가 지금까지 모르던 누군가가 내 주변에 새로 나타났단 사실만으로

저의 흐름은 이미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느끼던 느끼지못하던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서로가 조금씩 바꾸고 민폐도 끼쳐가면서 그게 관계맺기라고 보거든요.

 

그런 배려나 귀여운(?) 민폐를 조금도 허용하지 않는다는거 자체가

오히려 무례함이거나 타자화 일 수 있다는 생각에 또 빠지게 되는거죠.

 

귀여운 민폐라는 기준도 참 애매모호하죠.

 

그리고 세번째,

환경과 개발 문제입니다.

저는 환경이 중요한 이유가 (지은언니의 생태주의 강의 다시한번 감동 ! **)

단순히 우리의 후손들에게 대한 책임이거나 지구는 소중하니까요

라는 것(도 두번말해 입 아픈 진리지만) 을 조금 더 뛰어넘어 

우리와 관련된 모든 것들의 관계성을 짚어보는 일이기에 그렇고,

나의 평화와 삶의 안정이 누군가에겐 폭력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기에 그렇고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한다는 건 (그래서 저도 아직 못하고 있지만)

내 눈에 직접적으로는 보이지 않을 수 있을 다른 누군가의 평화와, 그와 나와의 관계성을

지키고 잊지 않기 위해 나의 평화와 편안함을 포기할 수 있는 행위라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다면 지금 선진국들이 이미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환경 보호책이 오히려 개발도상국의 발전이나 선진국 추격을 막는 방패로 사용되거나

당장 살아남기위해 눈앞의 자연이나 환경을 파괴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미 수많은 발전과 삶의 기록들에서 그 사람보다 몇 천배는 더한 파괴를 했으면서

이제와 환경이 중요하니까 하지말라고 막는 것은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또 태국같이 발전이나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나라에서

"환경은 이래서 중요한거야. 개발이 느려져도 환경을 지켜야해."

라고 말했을 때 "근데 한국은 이미 그것을 과거에 다 했고 현재에도 그러고 있잖아?

우리는 생계가 달렸어,"라고 말한다면 그 앞에서 차마

가소롭게도 환경을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네번째,

여기 왜 왔어요? 라고 단순히 묻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할까요.

제가 생각한 답은 부끄럽게도 태국을 배우러 왔어요. 라는 간단한 말로 얼버무리자

였는데 이게 스스로도 이상해요.ㅠㅠ

 

이런 고민을 하면서도 만나고싶은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약속이 빽빽한데 아직도 이러고 있네요, 이틀째에요.ㅠㅠ

 

혹시 질문들이 너무 사소하고 애매해서 고민만 혼란만 얹어드린건 아니시죠?

저때문에 오히려 머리만 더 혼란해졌다 하시면 너무 죄송해요.ㅠㅠ 

 

아, 그리고 제가 저희팀에 한가지 줄기와 테마를 정해서

학교를 방문하고 교육하는데 체계를 잡고 그 밑에 세부계획을 정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는데요.

이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를들면 환경과 평화, 관계 이런것들을 5개월동안 우리가 학교를 방문하면서

할 활동들의 줄기로 잡았으면 지금 무작정 탱탱볼 만들기 재밌겠다 해보자,

장기자랑 뭐하지 이런 상황이 아니라 좀더 구체적으로 안을 짜보고

제가 평화캠프 유스캠프에서 했던 게임이나 이런걸로 느껴보는것들을

미리 생각해 갈 수 있을것 같아서요.

 

물론 현지상황에 따라 , 여기서 추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들에 따라 바뀌겠찌만

가서라도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건 어떨까 싶어서요. 그래서 주제도 일부러

환경과 관계와 평화, 평화와 민주주의, 우리를 넘어서 우리가 되는법 (다 비슷하네요)

등등으로 제안을 했어요.

 

지금 모든걸 정하고 결론내리는건 어렵겟죠. 위험하구요.

그래도 지금 이런 고민들을 하고 가는게 결코 헛되지 않을거라고 믿고

열심히 다크써클을 키우고 있어요.ㅠㅠ

 

 …

경주에서도 그랬고 계속 그렇지만 무언갈 하나를 배웠다고,

자칭이든 타칭이든 걍 껍데기만 그렇게 부르는거든 봉사활동을 하고나서 생각할때는

그게 남들이 말하는 보람이나 감동보다는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얼마나 편견에 가득한 사람인지를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질문들 자체에서도 제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폭력들이 마구마구 보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길이 자체가 폭력인 메일이에요 맞죠?ㅋㅋㅋ 죄송해요.

… 

출국전에 뵙고싶어요,

다시한번, 감사하고 죄송합니다.안녕히 주무세요 ♥






2. 대학생 친구에게 보내는 답장

.....
너의 어려운 질문들....

난 해외봉사 활동 경험도 없고 크게 고민해 본 바도 없어서...

너에게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이참에 생각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글을 써 본다.

일단 나의 대학시절 농활(농촌봉사활동)과 흥사단에 와서 진행한 한중청소년친선문화제 일들이 떠오른다.

농활의 경우에는 ..... 목적의식이 강했고,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농민의 도움을 받아선 절대로 안 된다고 지침이 있었지.(물론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지만) 하지만 너의 봉사활동은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아. 너의 글에 언급된 것처럼, 우리가 그들을 대상화 시켜 우리가 바라는 모습으로 그들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아. 너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진정 그들이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이 다른 것이라면 그것에 맞추어야 겠지.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오리엔탈리즘이 자아와 타자를 구별하고 타자에 대한 무지와 자기 우월의식에서 나온 것처럼, 봉사단도 그런 오류를 조심해야 겠지.

한중청소년문화제에서 어려운 경험이 있었지. 조선족 친구들이 한국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불평하더군. 자신들은 한국 친구들에게 맞추어 준다고 말투도, 행동도 한국친구들처럼 하는데, 한국 친구들은 그런 배려가 전혀 없다는 불평이었지. 이에 대해 조선족 친구들에게 ‘너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라’고 했어. 그래야 한국친구들이 조선족 청소년 문화에 대해 알게 될 테니까. 그리고 한국친구들은 조선족에 대해 잘 모르다가, 처음 만나보고는 자신들과 똑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편하게 대한 것이지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었어. 한국 친구들에게도 조선족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불평을 전해 주었고. 그 뒤로 조선족 친구들은 그들의 특유의 말투, 행동,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었고, 한국 친구들은 그들의 문화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배우게 되었지. 조선족 친구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가르쳐 주면서 (무언가 남에게 자신의 문화를 가르친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았고, 한국 친구들도 유사하지만 독특한 문화를 배우는 경험을 하고....

그곳에 가서 그들에게, 그 곳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러 왔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너희들을 특별하게 대우하지 말아달라고 전달하면 좋을 것 같아. 한편으론 그들의 문화적 전통이 손님을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이라면 처음에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 그런 것조차 거부한다면 자신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테니까.(물론 대접받는 것이 일상화되면 안 되겠지만.) 그럴 때는 함께 준비를 한다든가 아니면 너희들이 답례로 한국 음식을 대접한다든가 문화공연을 한다든가...하는 식으로 답례를 하고. 그러면서 그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가면 좋을 것 같아. 말이 잘 통할이지 모르겠지만, 앞서 조선족의 일례처럼 서로 솔직한 소통을 하면서 불편함과 오해를 줄어 나가야 할 것 같아.

환경과 개발문제는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지. 환경문제에 대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 있는 거니? 선진국들이 이기적인 개발논리로 자연이 황폐화되고 이는 전 지구적인 위기를 초래했다는 정도, 그리고 그들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는 정도, 선진국들은 전지구적 파괴행위에 대해 전 인류에게 보상을 해야 하는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준이 너희의 역할이 아닐까. 덧붙여 인류의 미래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 달려 있다는 것과 선진국과 같은 지속가능하지 못한 개발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개발이 진정한 인류를 위한 길이 아닐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고, 그래서 생존과 개발, 지속가능한 삶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어서 봉사활동을 오게 되었다고 하면 어떨까? 물론 너의 생각이 이와 같다면 말이야. 한국에서도 압축성장 때문에 많은 병폐가 나타나고 있으며, 잘못하면 모두의 생존을 위험하게 할이지 모르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해주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새로운 대안을 실천하고 있다고도. 결국 생존을 위험하게 하는 개발은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나름대로 너의 고민을 함께 하기 위해 나의 생각을 썼다만,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구나. 남들도 다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도 되고.

마지막으로 여기서 미리 답을 정해 놓고 가지 말고, 그 곳에 가서 답을 구해보라고 말해주고 싶구나.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제대로 익히고, 그 속에서 너희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잘 접목시켜 나갔으면 해.

문득 어릴 적 EBS에서 본 영화가 생각난다. 어떤 신부님이 에스키모 마을에 갔는데, 그 곳에선 구더기를 식사로 대접하고, 자기 부인을 손님과 잠자리를 같이 하도록 하는 것이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예절이었던 거야. 그 속에서 신부님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어릴 적 잠깐 본 영화라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음... 괜한 이야기를 해서 더 머리만 복잡하게 하는 것 같구나.

우리 삶의 양식과 습관 등을 그들에게 잘 이해시켜 주는 노력도 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익히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너의 미소 한방이면 그들의 마음이 다 녹지 않을까? ^^;;

항상 건강 조심하고, 무리하지 말고. 모든 것을 완결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잡히지 말고. 쉽게 결론 내리지 말고.

잘 다녀 오거라. 나의 친구야.

3. 다시 대학생 친구에게서 받은 메일



실장님 정말 감사드려요  꺄악 ♥

사실 혼자서 끙끙 앓다가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되는 게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실장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을 읽고 많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그래서 라온아띠 2기 친목클럽에 좋은말씀 같이 공유하고 싶은데

괜찮으세요?ㅠㅠ 같이 고민해보면 정말 좋을것 같아서요 !

 

먼저 조선족 아이들과의 교류에서의 경험담이 정말 마음에 남아요.

글에서 드렸던 것처럼 저는 타자라는 한계와 공동체로 들어가야 한다는것이

정말 고민이 많이되고 미묘한 사항이었어요, 풀리지 않는 끈처럼.

 

그런데 실장님 메일을 읽고 나니까요, 나름 정리가 되요.

우리가 타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에요. 아무리 우리가 '박선하' '문성근' 의 이름을 달고

'한국인' '외국인'이라는 이름표를 깊게 숨기려고 해도 그건 불가능하죠.

 

저는 제 자신을 누군가가 '한국인'이라고 부를 때 가장 당황스럽고 불편하지만 저를 구성하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수많은 것들에 한국인 박선하가 스며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또 설령 제가 정말 깨인 사람이 되어 (이것이 정말 깨인것이라고 해야 하는지도 사실 미묘한 문제네요,) 한국적인것을 모두 다 벗어버리고 한국인으로서 가질 편견과 관습을 모두 버리게 된다 해도 그들은 우리를 처음 보면 한국인이라고 정의할테니, 우리를 보고 한국을 볼테니 그것이 가능하지 않겠죠.

그래서 저는 제가 타자라는 것을 인정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저는 제가 타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항상 바둥거렸던 것 같아요. 이 공간에 가도 타자가 되고싶지않고, 또 저곳에 가도 완벽히 스며들어 그 곳 사람인 체 하고싶고... 하지만 그럴수록 결국 자신이 지워지고 그들과 스며들기도 힘들다는것을 깨닫게 됬어요.

 제가 어느 곳에선 처음 만나는 곳에선 타자일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제 안에 저를 구성하는 남들이 정해준 그 그룹과 경계와 다르다는것을 인정하고 다가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주고요. 다르다는게 틀린것은 아니니까요. 난 다른 곳에서 왔어, 물론 다르겠지만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불편하기보다는 즐거운 일이 되었음 해, 또 너와 통하는 부분도 있을거야, 라구요.

타자로서 공동체로 들어가기의 가장 중요한 시작은 자신을 인정하기 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자신을 인정하기를 =한국인 으로 규정해서 쓸데없는 민족주의를 발휘해서 오히려 공동체로 스미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지만..

그리고 저는 참 괴로웠던게 제 삶을 구성하는 평화와 안정이 누군가의 삶의 폭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였어요. 고등학교때 까지는 그런 폭력이나 환경파괴는 대기업이나 정치가들이 하는 일인줄만 알고 '나는 아무 잘못도 없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거에요. 제가 종이를 한 장 쓸 때마다, 내가 대량생산된 옷을 싸게 사고 좋아할 때마다, 내가 마트에 가서 누군가가 힘들어도 내게 웃고 친절하기를 바랄때마다, 내가 던킨도너츠 같은걸 먹을때마다... 발전이 사실은 양적팽창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어요. 그리고 우리가 모두와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 눈을 가릴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끼리도 이런 평화마음, 인권감수성, 관계에 눈뜨기를 열심히 공부해가서 아이들에게 관계에 대해 잘 고민해 보고 싶어요.

 저희는 지역와이와 함께 일하기로 되어 있어서 그 지역 와이의 중심 안건이 무엇인지에 따라 조금씩 방향이 달라져요. 치앙마이 와이 같은 경우는 아시아 와이중에서도 굉장히 규모가 크고 잘 되어있고 타의 모범이 되는 와이엠씨에이라 오히려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그 치앙마이 와이의 중심 활동이 '환경'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환경에 관한 교육을 받고 학교를 돌며 교육을 하게 될것같아요. 그래서 환경과 개발이라는 것을 제 안에서 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사실은 봉사를 하며 배운다는 마음 자체가 참 간사하고 다른사람의 삶을 나의 삶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보는 것 같아서 그 흔한 말 하나를 가지고도 참 많은 고민을 했어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내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행복을 깨달았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조금 다른 방향으로 보기로 했어요. 아직도 약간은 혼란스럽지만 그들의 삶에서 우리가 끼어들어서 서로 배우는거에요. 누가 더 많이 배웠고, 누가 더 돈이 많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왔다는 것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봉사라는 말보다는 관계맺기, 관계알기라는 말을 앞으로 쓰고싶지만 그럼 의사소통에 혼란만 오겠죠?ㅋㅋㅋㅋ
  …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차근차근 준비해서 잘 하고 오겠습니다.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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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속에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흥사단 미래사회리더스쿨 대학생,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봉사활동

 

무관심과 설움, 그리고 아픔
1945년 8월 6일, 9일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었다. 그것으로 인해 일본은 항복을 선언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폭력으로 얼룩졌던 2차대전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70만명에 이르는 피폭자 수와 23만여명의 사망자가 있었다는 것은 해방이라는 기쁨에 가려져 있었다. 또한 그 중, 일본에 끌려가 부역에 종사했던 조선인도 있었다는 것을.
 
일제는 침략전쟁을 위해 수많은 조선인을 자국으로 끌고 가 전쟁의 도구로 삼았다. 원자폭탄 투하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는 각기 42만여명, 27여면의 조선인이 거주했다고 한다. 이 중 원폭 투하로 약 7만여명의 피폭자가 발생했고, 사망자수는 4만여명에 달했다. 조죽을 잃은 설움과 극한 차별의 설움에 더해 사망과 부상, 정신적 충격 등으로 더 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셈이다.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일본이 패망하자 조선인 생존자 3만명 중, 2만3천여명은 조선으로 귀국했고 나머지는 일본에 체류했다. 귀국한 원폭피해자는 정부의 무관심 속에 아무런 보상이나 치료를 받지 못했다. 피해조사 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1965년에 한일협정이 체결되었으나, 원폭피해자에 대한 논의는 제외되었다. 1973년에 이르러서야 합천에 원폭진료소를 설치하고, 1986년부터 정부의 지원으로 대한적십자사 산하 적십자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참고로 원폭피해자 등록 현황(2007년 8월)을 보면 총 2,600여명 중 합천이 64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로 인해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라고 불린다.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는 현실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은 원폭피해자를 위해 40억엔의 기금을 지급했다. 이 기금에 정부 지원금을 더해 원폭 피해자 진료비, 진료보조비, 건강 진단비, 유족 장례비용 등을 지원하고, 합천원폭피해자복지관을 건립했다. 당초 계획은 8개 복지회관을 건립하는 것이었으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복지회관에 거주를 신청하는 사람이 적어서 합천 1곳만 건립했다고 한다.
 월드컵이 개최되던 2002년에는 곽귀훈옹이 일본 오사카지방법원에서 승소를 함으로써 원호수당을 2003년부터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재외 피폭자에게는 원호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일본의 법해석과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피폭자건강수첩을 발급받지 못하는 피폭자가 많았다고 하는데, 2008년 12월 15일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건강수첩을 신청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어 사정이 좀 나아질 것 같다. 그러나 현재 피폭자의 연령이 평균 80여세에 달한다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너무 늦은 결정임에 틀림없다. 복지회관 관계자는 10여년 후에는 한국에 피폭 1세대는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며, 복지회관도 일반 시설로 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

1월 20일, 흥사단 미래사회리더스쿨 대학생들이 방문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에 78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이 중 합천 출신이 6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 연령은 78세였다.(최연소자는 66세, 최고령자는 92세) 시설 규모가 적어 190여명의 입주 희망자가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건물 옆에 증축 공사가 한창 중인데, 3월말에 완공할 예정이지만, 겨우 20-30여명 밖
에 수용할 수 정도라고 한다. 건물 내에는 일본 평화운동 단체에서 다녀간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현재 원폭피해자 지원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 국회에서 제안이 되었으나, 회계가 끝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부디 조국을 잃은 슬픔과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위한 법이 통과되기를 바란다. 



소송이 진행 중인 전범기업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정부
한편 원폭피해자협회 등 관련 단체들과 네티즌들은 정부가 아리랑 3호’ 위성발사 우선협상대상로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을 선정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폭피해자협회 등 관련 단체는 10년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10년째 소송 중이다. 자국민의 상처를 아우르지 못하는 정부의 신중한 태도를 촉구한다.

 필자는 복지회관 관계자에게 원폭피해 2세에게도 지원이 있는 가를 물었다. 아쉽게도 미국과 일본의 국책기관이 원폭피해는 2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이 있어서, 2세에게까지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2세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
흥사단 미래사회리더스쿨 대학생들은 원폭피해와 피해자에 대한 지원에 대한 학습을 하고, 목욕, 청소, 빨래 등의 자원봉사를 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야기에 많은 어르신들이 반가우했고, 헤어질 때는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히셨다. 이들 대학생은 원폭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봉사활동을 마쳤다.

* 도움말씀을 주신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대구KYC 관계자분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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