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으로 본 2010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 신년하례회


백낙청, 4대강 지키는 것이 국토방위

“올해 우리는 모두 국토방위에 나서야 합니다. 국토를 지키는 것이 국토방위이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우리 국토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이 국토방위입니다. 모두 국토방위를 위해 힘씁니다.” 백낙청 교수는 1월 5일,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2010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년하례회’에서 이와 같이 4대강 사업을 저지하는 것을 국토방위에 비유하여 말했다.


 백 교수는 2009년은 이명박 대통령 덕분에 국민이 많은 공부를 한 해였다는 말로 덕담을 시작했다. 올해는 국치 100년 등 역사적으로 의미가 많은 해이지만, 용산참사, 김대중․노무현 전직 대통령 서거를 비롯해 반성할 줄 모르는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등 가까운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백낙청 교수는 올해 지방선거를 단순한 선거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작년의 기억을 되새겨 모두가 힘 모아 나라를 바로세우는 계기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이어 먼 길을 온 전남연대회의 박두규 대표는 10년을 주기로 역사가 발전해 왔다면서 2010년을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해로 만들자고 했다. 박 대표는 연암 박지원이 연하일기에서 언급한 ‘와력분양(瓦礫糞壤)’을 화두로 던졌다. ‘와력분양(瓦礫糞壤)’이란 청나라에 간 박지원이 깨진 기와나 자갈, 똥거름이 성곽이나 궁궐 등에 사용되어 장관을 이룬 것을 보며 일컬은 말이다. 박두규 대표는 깨진 기와, 자갈, 똥거름처럼 작은(별 볼일 없어 보이는) 소재들이 모여 장관을 이루었듯이 올해 민초들이 새로운 세상, 멋진 볼거리를 만드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즉석에서 덕담을 제의받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작년에 정부와 정보기관으로 인해 힘들기도 했지만, 덕분에 ‘잘 놀았다’는 말로 덕담을 했다. 어떻게 잘 놀았는지 사례를 이야기 한 박 상임이사는 최근 트위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서, 새로운 사회 미디어를 장악해야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5년간 겨울이면 빙하기


시민사회 진영에 이어 정치권에서는 민노당 곽정숙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창조한국당 송영오 대표,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이 덕담을 이어갔다.

 곽정숙 의원은 국회의사당에서 각종 날치기 법안을 통과시키는 잔인한 망치소리로 가슴이 아팠다고 하면서, 올해는 평화의 망치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연대하자고 했다. 노회찬 대표는 1년이면 계절이 4번 바뀌기 마련인데, 2007년 12월 이후로 계속 겨울을 맞고 있다는 말로 현 정부를 비꼬았다. 노 대표는 그냥 있으면 5년간 겨울이 계속될 것이라고 하면서, 올해 봄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조한국당 송영오 대표,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은 지방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자고 하면서, 연대를 강조했다.


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년하례회 덕담에서 나온 주요 화두는 ‘지방선거’와 ‘연대’였다. ‘지방선거’는 눈 앞에 다가온 현실이지만, ‘연대’는 아직 미궁 속이다. 신년하례회에 참여한  정당 모두 ‘연대’를 강조했다. 그 강조점이 자기 정당에 유리한 조건 하에서의 ‘연대’라면 첫 걸음도 걷지 못하고 분열될 것이 뻔하다. ‘나’는 지더라도 ‘우리’는 승리하도록 하겠다는 조직적 합의와 신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민진영은 실천 가능한 플랫폼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때로는 감시역할을 하는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봄을 앞당기는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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