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가 있는 풍경/살며 사랑하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07 소복이 쌓인 눈, 신나는 아이들
  2. 2008.10.18 잃어 버린 것과 새로 얻은 것 (4)


 

야! 눈이다!
아빠, 눈이 많이 내려요!

아이들이 함성을 지른다.
아침에 눈이 조금 내리다 말아 아이들이 실망했었는데
제법 쌓였다.

아이들과 뉴스를 보며 눈으로 피해입은 농촌을 걱정했었는데,
막상 눈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이들과 함께 옥상에 올라갔다.

소복이 쌓인 눈이 백설기 같다.
아이들이 뛰어 나가기 전에 사진에 담아 두려고 서둘러 찍었다.



옥상에 있는 장독에도 소담스럽게 눈이 쌓였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아 하는 것은 아이들이다.
손이 시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함박웃음이다.
천진난만한 웃음이다.
그런 웃음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들과 눈싸움도 하고,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한참을 신나게 놀다가 내려왔다.

* 눈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기를 바라며.




 

Posted by 별뿌리

제가 무척 사용해 보고 싶던 펜이 있었습니다. 10년전부터.
(아무리 찾아다녀 봐도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저께 우연히 그 펜을 발견했고, 어제 샀습니다.
하루 종일 만지작 거렸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같이 일하는 후배들에게 자랑을 엄청 했죠.

 오늘.
둘째 아이 유치원에서 주관하는 '아빠와 떠나는 가을 여행'에 갔습니다.
강촌 구곡폭포로.
혹시나 해서 그 펜을 가져갔습니다. 무엇이든 글 쓸 일이 생기면, 그 펜으로 쓰려고요.


 여러가지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했는데,
나뭇잎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펜을 자주 꺼내서 쓴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숲 속 어딘가에 펜을 두고 온 듯 합니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부인에게, 연애하는 심정으로 편지를 써보라는 미션을 받았습니다.

악필이지만,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토록 쓰고 싶어 하던 펜으로 소중한 글을 쓸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이때까진 잃어버린 줄 몰랐죠.)

10여년전으로 기분으로 돌아가 연애편지 쓰는 심정으로 펜을 찾는데...
아뿔사,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거예요.

 
허탈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편지를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펜이 없어서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옆자리에 앉은 학부모가
펜을 꺼내더니, 펜이 잘 나오는지 빈 종이에 확인을 해 보더군요.
그러나 서로 어색한 사이라 선뜻 제게 펜을 건내진 못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펜 좀 빌릴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제게 펜을 빌려 주었습니다.
수줍음을 많이 타시는 분 같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도와주려고 미리 준비를 한 행동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 고마운 행동에
펜의 분실에 대한 아쉬움을 잊기로 했습니다.

그 분의 따스한 마음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주인을 잃어버린 그 펜도
저의 기분을 이해해 주리라 믿습니다.

Posted by 별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