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악화와 한반도 위기고조는 아직 정치적 리더십 형성이 덜 된 오바마 정권에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흥사단민족통일운동본부가 4월 22일 세종호텔에서 개최한 ‘북한 인공위성 로켓 발사와 북미관계 전망’이라는 주제의 통일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는 대북 정책에 있어서 실패할 여유가 없다

백학순 위원은 북한의 로켓 발사가 오바마 정부의 정치적 리더십이 형성되기 전에 이루어 졌기 때문에 미국이 정책에 혼선을 빚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대북포용 정책을 지향하면서도 UN 안보리 의장 성명을 적극 추진하는 상반된 태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정권이 공식 대북정책을 표명하지 않고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기간은 대북 정책 ‘부재’ 기간이자 대북 ‘통제’ 시스템이 부재한 기간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자유활동(free hand)'을 할 수 있었고, 로켓을 발사함으로써 미사일 카드를 확보한 것이다. 백 위원은 북한 로켓 발사로 인해 오바마 정부가 대북 정책에 갈등이 있겠지만, 대화와 협상을 기조로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보수파, 비확산 레짐 전문가들에 대항하는 정치적 리더십 확립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핵 없는 세상’과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 미국의 국익을 확보하는 ‘대북 포용정책’을 확고하게 밝혔고, 대북정책 목표가 ‘비핵화’인 이상 대화와 협상 이외의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백 위원은 현 정국의 중요성과 부시 정부의 실패를 강조하며 “오바마 정부는 대북 정책에 있어서 실패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백학순 위원은 로켓발사로 인해 북미관계에 경색된 것은 사실이지만, 오바마 정부가 대북 정책을 확립하기 이전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새로운 대북 정책을 검토할 기회가 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또한 아직 살아있는 보스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카드를 활용하여 새로운 북미 양자대화를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6자회담 역할은 축소되고, 북미 양자간 대화에 무게 실릴 것

한편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것은 핵무기 ‘운반수단’ 구비하고 있음을 전세계에 알리고, 제2천리마 운동 시작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재추대를 경축하며, 후계체제를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참고로 제2천리마 운동은 노동, 정치, 사상 등 다방면에서 총체적 동원(total moblization)을 하여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국가 건설(“강성대국”)을 하기 위한 정책이다.

백학순 위원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 미사일 카드를 확보한 이상 이후 협상을 통해 ‘크게 주고 받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6자회담 당사국들이 로켓 발사에 대한 UN 안보리 의장 성명을 적극 추진했기 때문에 북한은 6자회담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북미 양자회담을 강력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6자회담은 북한 지원에 대한 비용분담의 틀을 제공하는데 수준으로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오바마 정부에 큰 부담

한편 백학순 위원은 오바마 정부가 대북포용 정책이라는 기조를 지향하고 있지만 확고한 정치적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악화와 한반도 위기 고조는 큰 부담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PSI 가입 추진 등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달가워하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일 것이다. 백 위원은 클린턴 장관, 보스워스 대표가 방한했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그의 대북 정책을 높게 평가하며 존경을 표명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백학순 위원은 한반도 평화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오바마 정부가 ‘협력’과 ‘대결’이라는 명확한 선택의 옵션을 제공하되, ‘협력’을 선택하도록 포용정책 기조를 취할 것과 대화와 협상에 대한 ‘진정성’ 보여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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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냉전시대로 돌이키는

‘전략적 유연성’합의,‘PSI' 참여의사를 즉각 철회하라

- 정부는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정책에 당당히“NO"라고 해야
- 국민의 여론, 알권리를 무시한 정부는 사과해야

 

지난 1월 20일 정부가 한미 외무장관 전략대화에서 미국이 요구한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하기로 한데 이어, 1월 24일에는 이미 작년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부분 참여 결정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이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조치로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크게 우려된다.

 

세계의 분쟁지역에 주한미군을 파견하겠다는 취지의 ‘전략적 유연성’은 미국의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GPR)의 일환으로 미국의 일방적 군사패권 정책에 우리 정부가 편승하는 것이다. 한반도에 있는 군대가 타 지역에 투입된다는 것은 한반도가 어떤 형식으로든 국제 분쟁에 개입한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 영토와 국민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은 한미동맹의 범위를 한반도 방어로 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까지 파기하는 것이어서 정부의 신중하지 못한 자세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역시 ‘한미상호방위조약’ 개정 논의와 대한민국 국회의 비준이라는 절차를 무시하고 조약 파기를 자행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전략적 유연성’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이 중국을 견제하고 유사시 북한에 대한 예방적․선제공격을 준비하는 것인 이상 전략적 유연성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깨뜨리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동북아 평화번영 정책, 동북아 균형자론 등을 핵심 외교전략으로 표방해 왔으며, 대북 포용정책을 주요 기조를 삼아왔다. 하지만 북한을 압박하고 위협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한다는 것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과는 거리가 멀뿐만 아니라, ‘균형자’가 아닌 ‘균형 파괴자’가 되는 것이며 북한과의 관계를 냉전시대로 회귀시키는 잘못된 조치이다. 도대체 정부 정책의 일관성은 있는지,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지, 이러한 정책을 결정하고서도 6자회담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전략적 유연성 관련하여, 주한 미군의 이동은 한국 정부의 동의를 전제로 수용했으며, PSI 부분참여는 ‘국제적 관심사에 성의를 표한 수준’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주한미군 전출입에 있어서 사전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전례에 비추어볼 때, 한국이 반대하면 주한 미군의 이동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순박한 판단이다. 현재 사전협의에 대한 구체적인 명문 규정이 없다는 것은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킨다. 또한 PSI 참여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동북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사실을 볼 때 정부는 ‘성의 표시’가 불러올 영향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점을 지적 한다.

전략적 유연성이나 PSI 참여 결정에 있어서 국민의 여론 수렴이 배제한 것도 중대한 문제이다. 특히나 PSI 참여 문제는 지난해에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여당의 국회의원에 의해 알려지자 해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존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사안에 국민을 배제하는 ‘참여 정부’에 과연 우리 국민이 ‘참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여론을 배제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한 일련의 조치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갈등과 분쟁의 기제가 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PSI' 참여 의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2006. 1. 25.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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