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농촌운동,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해온 정성헌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이하, 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은 분단의 고통이 남아있는 DMZ을 자연과 생명, 평화의 근원지로 만들기 위해 평화생명동산을 구상했다. 다양성 존중, 관계성의 강화, 순환성의 구조화를 통해 생명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주민아카데미사업 기획위원들과 11월 16일, 평화생명동산 교육실에서 평화생명운동의 나아갈 방향, 운동가의 자세 등에 대해 말씀을 들었다. 아래는 강연을 요약한 것이다. 



 

4개강을 살리려면 근본적인 고민부터 해야


 4대강 사업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내가 보기에는 4대강 사업은 ‘MB식 돌관사업’이다. 즉 일 추진에 저해되는 모든 것을 장애물로 여기고, 돌파하면서 나간다는 것이다. 나는 최근 4대강 사업을 저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현장을 다니고 있다.

 이 동산 앞에도 이북으로 이어지는 개울이 있다. 이곳도 4대강 일원인데 왜 사업 대상지에서 제외되었을까? 한반도에 있는 8대강 모두 중요하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 한반도에는 약 3만5천개의 개울이 있는데, 이 개울부터 깨끗이 하자고 하면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주변 개울을 정화할 것이다. 자연스런 범국민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실개천부터 큰 강 까지 전체를 생각해야 바른 강 살리기라 할 수 있다. 중장비만을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잠시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 교육의 핵심은 세상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다보면 부분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다. 될 수 있으면 모든 것을 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천문지리를 중시한다. 천문지리를 봐야 인문지리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주민교육에 있어서도 천문지리는 중요하다. 중고등학교 지리책을 보면, 대한민국 면적에 육지만 언급되어 있고 바다는 빠져 있다. 학생들은 동해, 서해, 남해 면적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상상력이 처음부터 제한되어 있다. 한반도의 육지면적은 221,000㎢이고, 바다면적(영해)은 223,000,000㎢다. 어릴 때부터 바다까지를 우리 영역으로 생각해야 상상력과 꿈을 더 키울 수 있다. 바다까지 포함한다면 우리는 몽골보다 큰 나라다. 천문지리를 공부한다는 것은 생명을 생각할 수 있는 기초적인 소양과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성찰하고, 진짜로 4대강을 살리는 캠페인을 하겠다. 국민의 동의를 받지 않고 공사업자들과 사업에 착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4대강 사업을 나의 일, 우리 동네의 일로 인식해야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저지운동도 성공할 수 있다. 4대강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려면, 이런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 운동은 많은 사람이 스스로 동참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하는 예산삭감, 고소고발 운동은 낮은 단계의 운동이다.

 4대강 사업의 대책은 3개정도 있는 것 같다. 10만명 정도가 한 달 정도를 매일같이 계속 문제제기를 한다면 정부가 양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것은 힘으로 하는 방법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왜 대중이 모이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다른 방법은 이명박 대통령이 존경하는 3∼4명을 설득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방법은 제대로 4대강을 살려서 당신도 살고, 우리 국토도 살리자고 호소하는 것이다.

 오늘 4대강 관련하여 글을 썼는데, 4대강은 우리 모두의 생명과 앞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DMZ은 생명과 평화를 위한 공간으로 보전되어야


 평화생명동산 이야기를 해보자. 이 앞길에 난 도로를 40분 정도 가면 금강산이 나온다. 금강산으로 가장 빠른 길이다. 금강산 1만2천봉 중 남한에 2개의 봉이 있는데, 향로봉·가칠봉으로 모두 이 근처에 있다. 이곳은 금강산 문턱이라 할 수 있다.

 1998년에 평화생명동산이야기가 나왔다. 이승호 (인제)군수 시절에 댐 반대운동을 하면서, 민통선 안에 가전리라는 곳이 있는데 주민숙원 사업인 출입영농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듣고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인공 습지라 할 수 있는 논이 자연 습지로 되어 가는 것을 보았다. 천이과정을 보게 된 것 이다. 그곳에 농사를 지으면 연간 8억원 정도의 수익이 생기겠지만, 평화·생명·민족에게 이롭게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의견이 수용되면서 민관군 합의 하에 평화생명동산 설립이 진행되었다.


 남북관계가 좋아지자 98년부터 부동산 업자들이 군사분계선 주변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접경지역은 생명에 이롭게 개발해 쓰고, DMZ과 접경지역 사이인 민북지역은 연구·탐방 외에는 보존하고, DMZ은 통일이 되어도 그대로 보존한다는 3대 원칙을 세웠다. 서부쪽 DMZ 일대는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우려된다. 녹색연합이 파주, 연천 지역을 조사했는데 불법개간 건수만 150건이 넘었다고 한다.

 이 사업은 간명해야 하며, 민관군이 협조해서 해야 한다. 또한 생태계 보존과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


운동은 상대방이 좋아지도록 하는


우리나라 접경지역에는 10개 시군이 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가칭 ‘DMZ평화운동체협의회’를 만들 생각이다. 교육하고 조직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면 지원할 것이다. 우리나라 운동단체들은 돈을 벌면 자기 조직에만 쓰려고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자기 조직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과 활동이 커져야지 조직만 커져서는 안 된다.

 ‘운동’이란 이름으로 노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고로 운동을 잘하는 사람은 남들이 운동을 하게끔 한다. 물론 그렇게 하기까지의 과정은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자기가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는 것은 미련한 것이다. 가능한 그런 운동은 지양해야 한다.  
 평화생명동산 내에 협동사업부가 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부서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제출했는데 멀리 내다보고 계획을 하지 않았다.
뜻은 크게 갖고 실천·운동은 세밀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뜻은 크게 가져야 한다. 그래야 세밀한 실천계획이 나온다. 큰 뜻과 구체적 실천계획은 하나이다.

 이곳에서는 잣나무 하나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계획까지 세운다. 그래야 세밀한 계획이다. 주민운동을 하는 사람은 자기 고장의 생태지도를 해마다 그릴 줄 알아야 한다. 큰 생태지도를 그려서 세부 계획을 그려야 한다. 환히 알아야 계획이 나온다. 이런 계획은 사람들과 하는 것이다. 생태운동을 하는 사람이 나무하고만 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주민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상대방이 좋아지도록 하는 것이다.


주민이 인생과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 주민운동의 핵심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해야 하고, 훈련도 해야 한다. 훈련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훈련으로 근본.기본.현상을 한꺼번에 통찰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4대강의 근본적인 문제는 강 흐름이라는 자연의 질서를 거역하거나 변경시키려 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문제는 대기업 중심으로 생각하고 사업하려는 것이다. 근본적인 것은 인간과 자연의 생명 문제이고, 기본적인 것은 사회적인 문제이다. 현상적인 것은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극심하게 분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것은 그때그때 써먹는 것이다. 합리성만으로 분석해서 따지는 것은 어설픈 것이다. 우리 운동은 점차 분석을 중심으로 하는, 소위 교수․법조인 운동이 되어가고 있다. 이는 대부분 현상 중심운동에 머물러 있게 되기 때문에 위태롭다. 종합적인 사고 훈련은 집에서 학교에서 해야 하는데, 실제 이뤄지지 않는다.

 

 근본은 근본지이고, 기본과 현상은 방편지이다. 근본지와 방편지를 통합해야 한다. 현상은 정보, 기본은 지식, 근본은 지혜라 할 수 다. 지식에 의해서 선별되지 않는 정보는 해롭다. 지혜로 올바르게 길라잡이가 되지 않는 지식은 문제가 있다. 정보화가 될수록 지식과 지혜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인간 사회는 황폐화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교수, 교사, 학원 강사 등 100만 여명이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가르치는 사람이 많은 것에 비해 우리의 문명수준은 너무 낮다. 한 사회에 남을 가르치는 집단이 건강하면 그 사회는 희망은 있다고 본다. 언론계, 교육계, 종교계가 양적으로는 팽창되었지만 과연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우리 사회에 좋은 언론이 하나도 없다고 본다. 불행한 이야기다. 안티-조선일보 운동을 하는 단체가 있다.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주력운동은 좋은 신문을 만드는 것이다. 한겨레를 만들었더니, 당파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낮은 운동이다. 자기가 낮은 운동을 하면 주민도 낮은 운동을 하는 것이다.

 주민운동의 핵심은 주민이 인생과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우주 공공심을 갖는 생활인 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생협 운동은 방편만 가르치고 있다. 방편정도의 낮은 단계의 운동을 하면서 교만하기 까지 하면 그 운동은 실패한다.


생명가치를 근본에 두고 운동을 해야


 평화생명동산의 특별사업은 ‘생명사회건설 10개년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다음 사회는 생명사회이다. 1998년에 환경운동연합 21세기 위원장을 맡으면서 미래에 대한 학습을 했다. 요즘은 21세기 미래보고서를 보고 있다. 정보화 사회가 1980년대부터 본격화되었고, 2030년대는 생명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우리는 지배가치와 지향가치를 동시에 통찰해야 한다. 제1 혁명의 지배가치는 농업이었고, 지향가치는 자유였다. 제2 혁명의 지배가치는 산업·자본으로 지향가치는 평등이었다. 제3 혁명의 지배가치는 지식·정보이고, 지향가치는 생명이다. 유럽에는 박애라고도 본다. 우리나라는 자선, 봉사 쪽으로 운동이 흘러가는데 이는 문제다. 운동은 그 사회의 가장 절실한 문제를 바탕에 놓고 해야 하는데, 그것을 안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생명가치를 바탕에 두고 해야 한다. 모두 생명운동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생명가치를 바탕에 두고 운동을 하라는 이야기다.


 사회운동은 인간과 인간간의 사회지위, 관계나 역할을 따지는 것이다. 시민운동은 조금 다르지만 큰 틀에서 사회운동이다. 생명운동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지위 역할을 따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탕이 돼야 한다. 일제 때 가장 절실한 것은 항일독립운동을 하는 것 이었다. 이것을 바탕에 놓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나와야 한다. 지향가치를 근본적 과제로 생각해야 한다.



사람은 믿되 돈을 믿어서는 안 돼


 잠시 내가 과거에 했던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이야기하겠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성당을 통해 소비자 협동조합 활동에 직접 관여를 했다. 초기에  57명 가정주부를 선발해서 6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에 4시간씩 교육을 했다. 준비교육을 철저히 하자는 의도였다. 그중 30명쯤이 남았다. 이들이 주축이 되어 성공적인 활동을 했다.

 돈에 대해서 철저해야 한다.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성공요인이다. 경제운동과 문화운동에 균형이  잡혀야 한다. 이런 것을 쉬운 말로 설파해야 한다. 돈을 벌어서 어디에, 어떻게 쓰겠다는 것을 미리 명시해야 한다. 창동 경험으로 보면 수익의 1/3은 생산자 농민을 위해서 무이자 대출을 해주고, 1/3은 소비자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1/3은 천주교 교회공동체를 위해 쓰기로 했다.

 다른 예를 들겠다. 5개 마을 공동으로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수익금 사용처를 명시했다. 1/3은 태양에게 갖다 준다. 즉 자연을 보호하고 가꾸는 일에 쓰자는 것이다. 1/3은 참여한 주민들에게 이익이 가도록 하자. 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 이익은 자식 잘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 자녀들의 장학금으로 쓰기로 했다. 1/3은 자기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도시 빈민을 위해 쓴다. 즉 도시 빈민들에게 농촌생활 체험기회를 주자는 취지이다.

 돈은 벌면 바로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 최근 대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많은 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문제이다. 협동조합은 출자를 많이 받는 것보다도 사람들이 이용을 많이 하게끔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용을 많이 하는 사람을 우대해 주어야 한다.

 돈 쓰는 문제는 가치에 입각해서 사고해야 한다. 돈을 벌고 나서 어디에 쓸 것인가 논의하면 다툼이 벌어진다. 사전에 사용처를 정하면 다툼이 있어도 교정할 수 있다. 사람은 믿되 돈은 믿어선 안 된다.


운동가는 엄격한 자기관리를 해야



 나는 올바른 운동가인가를 항상 점검해 봐야 한다. 엄격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인간사회는 서로 불완전한 존재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운동가들은 사람들과 공부모임을 해야 한다. 3가지의 공부모임을 해야 하는데 마음 공부, 책 공부, 사람 공부를 모두 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3가지를 능숙하게 잘 해야 좋은 조직이 된다. 공부를 안 하고 자기를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발전하지 않는다.

 이제 곧 식사 시간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아껴야 한다. 하지만 밥은 많이 먹어도 된다. 이곳 식당 앞에 ‘萬事知 食一碗’이란 글을 써 놓았다. 만사를 아는 것은 밥 한 그릇에 있다는 뜻이다. 이는 동학에 나오는 말로 '天依人 人依食 萬事知 食一碗'(하늘은 사람에 의지하고, 사람은 먹는 것에 의지한다. 만사를 아는 것은 밥 한 그릇에 있다)에서 따온 것이다. 생명을 소중히 하고, 자기를 엄격히 관리하는 운동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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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 창립

“많은 피해자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피해자가 땅에 묻혀도 진실까지 묻을 수는 없습니다. 진실은 죽지 않습니다.” 4월 25일, 명동 향린교회에서 개최된 <진실과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 창립식에 참석한 길원옥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날 창립식에는 흥사단 등 50여개 단체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고 결의를 다졌다.


2010년은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점하고 식민지로 만든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노예로 전락해 인권을 빼앗기고 비참한 삶을 살았다. 치욕스러운 사건이 있었고, 100년이 흘렀다. 어떻게 100년을 맞이해야 할까?

최근에 생겨난 이상한 기류처럼, 치욕의 역사는 부끄러운 과거이니 빨리 잊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영광스런 역사만 기억하고 과장하여 칭송하면 되는 것일까? 분명 아니다. ‘기억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 된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아무리 부끄러운 역사라도 타산지석으로 삼고,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 가려진 진실을 밝히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풀고, 받은 상처를 치유해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 폭압에 학살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하고 재산을 빼앗긴 선조들의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또한 수많은 억압적 사건의 진실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어둠 속에 잠자고 있다. 징병․징용, 정신대, 일본군‘위안부’, 원폭피해자, 한국인BC급 전범, 시베리아 억류자, 재일동포와 사할린 동포 문제 등 아직 풀지 못한 과제들을 그냥 놔둔 채 국치 100년을 맞이하는 것은 후손으로서 역사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정부는 결코 정통성을 말할 자격이 없다. 

전쟁에 끌려가 억울하게 죽은 우리의 선조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천황의 ‘충신’이란 이름으로 A급 전범들과 합사되어 있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공식 사죄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원폭피해자들은 힘겹게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아직도 일본 정부와 싸우고 있다. 반면 과거의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의 극우 보수세력은 아직도 망언을 하고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빗나간 언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헌법을 폐지하고 군사 대국, 패권주의로 치달으며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최근 일본의 위험한 경향은 바로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데 원인이 있는 것이다.

 진실과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는 1.식민지 범죄에 대한 진실 규명과 사과․배보상․명예회복․재발방지라는 원칙 있는 과거사 청산을 실현하고, 2.남북해외 한민족의 공동참여를 통해 범민족적 식민지 과거청산을 실현하고 민족동질성 회복과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하며, 3.동아시아 시민과 국제적으로 연대하여 식민지 과거 청산을 통해 민족 억압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동아시아 미래를 여는 것을 ‘3대 사업 방향’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일본, 한국, 국제사회에 대한 공동실천 행동을 설정하였으며, ‘아시아 차세대 평화 리더들을 위한 강좌’ ‘청소년을 위한 동아시아 네트워크 가이드 북 제작’ ‘국치 100년, 100문 100답 출판’, ‘일제 식민지범죄와 책임에 관한 백서 발행’, 각종 ‘국내․국제 학술대회’ ‘미래를 여는 청소년․청년․학생 한일 네트워크 역사기행’ ‘동아시아 시민선언대회’ ‘국제순회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창립식에 축사를 한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의 말씀처럼 우리는 ‘진실을 말하면 좌파로 몰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 주요 정치 리더들은 역사 인식이 부재한 것을 반성할 줄 모른다. 정부와 일부 정치 세력은 국치 100년을 ‘원칙없는 화해’로 포장하며 몇 차례의 이벤트만으로 넘어가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양심과 역사 인식이 있는 시민들이 나서서 국치 100년이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진실을 토대로 평화로운 동아시아 미래를 열어가는 원년이 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 후손에게 치유되지 않은 역사를 물려주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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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혹한 시대, 학교 게양대에 걸려있는 한반도기


심하게 엉킨 실타래처럼,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개 속처럼
남북관계는 계속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갈등양상이 심해지면서
한때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던 한반도기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월드컵축구 예선전 남북 경기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있는 응원단이 야유를 받았다는 소리도 들었다.  

몇년 전만 해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 수만명이 모여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남북 대표팀 친선경기를 환호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었는데 말이다.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쉬운 법인가 보다.

이러한 시기에
우연히 지방에 출장에 갔다가
학교 게양대에 걸려 있는 한반도기를 보았다.
이처럼 엄혹한 시절에 태극기, 교기(校旗)와 함께
한반도기가 게양되어 있는 것을 보니 무척이나 신기했다. 

사진을 올리면
그 학교에 혹시 피해가 가지 않을까
고민을 하다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평화와 통일의 순풍이
다시 불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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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들은 해외 봉사활동을 많이 나간다. 국내 현실이 치열해서 해외 봉사는 꿈도 꾸지 못했던 나의 대학시절과는 많이 다르다. 자원봉사를 통해 많은 고민을 하고 성장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색다른 경험을 잠시 한 것에 그치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흥사단 대학생 모임에서 활동하는 친구가 태국으로 자원봉사를 가면서 큰 고민 덩어리를 같이 나누자며 메일을 보내왔다. 고민이 건강하고 깊이가 있어 바쁜 와중에 답장을 보냈다. 나 역시 잘 모르지만, 함께 나눔으로써 조금이나마 고민을 덜어주자는 생각에서 메일을 보낸 것이다. 아래는 그 친구와 나눈 이야기를 일부만 생략하고 그대로 옮긴다. 정답은 없겠지만, 더 나은 봉사활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1. 대학생 친구가 보내온 메일

… 

아시다시피 모자란 제가 봉사라는 거창한 이름을 죄송하게도, 달고

5개월간 태국 치앙마이에 민폐끼치러 가게 됬어요.

다른 팀들은 탱탱볼을 만든다, 소녀시대 gee를 보여줄거다, 미리 밥퍼 봉사활동을 해보자

난리인데 저는 제 머릿속을 맴도는 근본적인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

다크를 턱밑까지 휘날리며 이시간까지 잠도 안자고 있어요.ㅠㅠ 망햇따 유유 ㅠㅠ

… 

자 이제 좀 진지하게 해볼게요.

먼저 첫번째,

경주에서 합숙을 할때도 사소한걸로 팀내에서 부딪치면서

(파란꼭지에서 나오던 온수때문에 몇시간동안 분노의 회의를 한 이야기^^)

이런 고민을 하게 됬어요. 팀내에 있었던 갈등의 원인도

"공동체 안에 들어가기" 에 대한 시각차였어요.

 

타자로서 공동체 안에 들어가는것이 , 그 안에 푹 빠져서 타자가 아닌것처럼 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는 하지만 역시 우리는 어쩔수없는 타자이고-

또 그렇기때문에 그 공동체에 스며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공동체의 흐름을 깨면

안된다는게 딜레마죠. 경주에서 뼈저리게 느꼈어요.

 

여기서 저의 고민이 시작되고 끝나요.

저는 그 안에 스미고 싶은데, 스며야 하는데 내 안에 내가 가진 외국인이라는

어쩔 수 없는, 아무리 친한 친구가 되도 남아있는 그 흔적들,

그리고 능력도 없는 우리가 봉사자가 아니라 사실은 온 것 자체가 민폐가 아닐까 하는-

온 것으로 인해 일감이 늘어나고 균형잡힌 그곳의 공기를 흩날리는거니까요.

아무튼 그런 고민.

 

이걸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요.

경주에서도 그랬어요. 저의 입장은 모든 불편함을 참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하는것

철저히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것, 철저히 우리가 느끼는 이질성을 감추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가 근


본적으로 우리는 타자라는 인식을 한다는 반증이다. 라는 입장이었고

다른 의견의 팀원은 우리는 이곳에 온 타자라는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최대한 그곳의 흐름을 깨면 안되고 도움이 되야 하니까 우리의 불편함, 요구는 최소화하자.

질문도 하지말고 일단 따르자.

라는 의견이었습니다. 상당부분 공감하면서도 공감할수없는 큰 가치관의 차이인 것 같아요.

이 미묘한 딜레마를 어떻게 조화시켜나가야 할까요.

제 안에서 이 경계가 정말 너무 애매모호해서 정리가 하나도 안되고 있어요.

 

예를들면 지역에 가서 활동을 시작할때에도

우리가 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현지의 상황에 조금 혼란을 가져온다거나 현지 스


탭들의 일에 혼선을 줄 수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것에 봉착하면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될 것 같거든요.

 

두번째는, 이것과 비슷하기는 한데요

섬기러 가는 우리가 섬김을 받는것 이라는 문제요.

 

국내훈련을 할때 유네스코 ooo 팀장님께서 1기 한팀을 거론하시면서

보러 가셨을때 그 봉사자라는 사람들을 위해 현지인들이 밥을 하고,

현지 스탭들이 동분서주하는것을 보고 실망했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저의 고민은,

그렇다고 그 모든것들 (할 수 있는것은 저희 내에서 해결하도록 최대한 한다라는 전제 하)

그쪽에서 제공하는 배려나 이런것들을 모두 거절한다는것은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스스로를 타자화하고있다는 사실을

오히려 굳게 확인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게 따지면 오히려 처음부터 라온아띠니 하는게 없는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관계맺기란 다 그런것이라는 생각은 좀 이기적인가요?

제 생각은 그래요. 내가 지금까지 모르던 누군가가 내 주변에 새로 나타났단 사실만으로

저의 흐름은 이미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느끼던 느끼지못하던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서로가 조금씩 바꾸고 민폐도 끼쳐가면서 그게 관계맺기라고 보거든요.

 

그런 배려나 귀여운(?) 민폐를 조금도 허용하지 않는다는거 자체가

오히려 무례함이거나 타자화 일 수 있다는 생각에 또 빠지게 되는거죠.

 

귀여운 민폐라는 기준도 참 애매모호하죠.

 

그리고 세번째,

환경과 개발 문제입니다.

저는 환경이 중요한 이유가 (지은언니의 생태주의 강의 다시한번 감동 ! **)

단순히 우리의 후손들에게 대한 책임이거나 지구는 소중하니까요

라는 것(도 두번말해 입 아픈 진리지만) 을 조금 더 뛰어넘어 

우리와 관련된 모든 것들의 관계성을 짚어보는 일이기에 그렇고,

나의 평화와 삶의 안정이 누군가에겐 폭력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기에 그렇고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한다는 건 (그래서 저도 아직 못하고 있지만)

내 눈에 직접적으로는 보이지 않을 수 있을 다른 누군가의 평화와, 그와 나와의 관계성을

지키고 잊지 않기 위해 나의 평화와 편안함을 포기할 수 있는 행위라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다면 지금 선진국들이 이미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환경 보호책이 오히려 개발도상국의 발전이나 선진국 추격을 막는 방패로 사용되거나

당장 살아남기위해 눈앞의 자연이나 환경을 파괴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미 수많은 발전과 삶의 기록들에서 그 사람보다 몇 천배는 더한 파괴를 했으면서

이제와 환경이 중요하니까 하지말라고 막는 것은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또 태국같이 발전이나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나라에서

"환경은 이래서 중요한거야. 개발이 느려져도 환경을 지켜야해."

라고 말했을 때 "근데 한국은 이미 그것을 과거에 다 했고 현재에도 그러고 있잖아?

우리는 생계가 달렸어,"라고 말한다면 그 앞에서 차마

가소롭게도 환경을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네번째,

여기 왜 왔어요? 라고 단순히 묻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할까요.

제가 생각한 답은 부끄럽게도 태국을 배우러 왔어요. 라는 간단한 말로 얼버무리자

였는데 이게 스스로도 이상해요.ㅠㅠ

 

이런 고민을 하면서도 만나고싶은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약속이 빽빽한데 아직도 이러고 있네요, 이틀째에요.ㅠㅠ

 

혹시 질문들이 너무 사소하고 애매해서 고민만 혼란만 얹어드린건 아니시죠?

저때문에 오히려 머리만 더 혼란해졌다 하시면 너무 죄송해요.ㅠㅠ 

 

아, 그리고 제가 저희팀에 한가지 줄기와 테마를 정해서

학교를 방문하고 교육하는데 체계를 잡고 그 밑에 세부계획을 정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는데요.

이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를들면 환경과 평화, 관계 이런것들을 5개월동안 우리가 학교를 방문하면서

할 활동들의 줄기로 잡았으면 지금 무작정 탱탱볼 만들기 재밌겠다 해보자,

장기자랑 뭐하지 이런 상황이 아니라 좀더 구체적으로 안을 짜보고

제가 평화캠프 유스캠프에서 했던 게임이나 이런걸로 느껴보는것들을

미리 생각해 갈 수 있을것 같아서요.

 

물론 현지상황에 따라 , 여기서 추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들에 따라 바뀌겠찌만

가서라도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건 어떨까 싶어서요. 그래서 주제도 일부러

환경과 관계와 평화, 평화와 민주주의, 우리를 넘어서 우리가 되는법 (다 비슷하네요)

등등으로 제안을 했어요.

 

지금 모든걸 정하고 결론내리는건 어렵겟죠. 위험하구요.

그래도 지금 이런 고민들을 하고 가는게 결코 헛되지 않을거라고 믿고

열심히 다크써클을 키우고 있어요.ㅠㅠ

 

 …

경주에서도 그랬고 계속 그렇지만 무언갈 하나를 배웠다고,

자칭이든 타칭이든 걍 껍데기만 그렇게 부르는거든 봉사활동을 하고나서 생각할때는

그게 남들이 말하는 보람이나 감동보다는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얼마나 편견에 가득한 사람인지를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질문들 자체에서도 제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폭력들이 마구마구 보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길이 자체가 폭력인 메일이에요 맞죠?ㅋㅋㅋ 죄송해요.

… 

출국전에 뵙고싶어요,

다시한번, 감사하고 죄송합니다.안녕히 주무세요 ♥






2. 대학생 친구에게 보내는 답장

.....
너의 어려운 질문들....

난 해외봉사 활동 경험도 없고 크게 고민해 본 바도 없어서...

너에게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이참에 생각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글을 써 본다.

일단 나의 대학시절 농활(농촌봉사활동)과 흥사단에 와서 진행한 한중청소년친선문화제 일들이 떠오른다.

농활의 경우에는 ..... 목적의식이 강했고,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농민의 도움을 받아선 절대로 안 된다고 지침이 있었지.(물론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지만) 하지만 너의 봉사활동은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아. 너의 글에 언급된 것처럼, 우리가 그들을 대상화 시켜 우리가 바라는 모습으로 그들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아. 너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진정 그들이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이 다른 것이라면 그것에 맞추어야 겠지.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오리엔탈리즘이 자아와 타자를 구별하고 타자에 대한 무지와 자기 우월의식에서 나온 것처럼, 봉사단도 그런 오류를 조심해야 겠지.

한중청소년문화제에서 어려운 경험이 있었지. 조선족 친구들이 한국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불평하더군. 자신들은 한국 친구들에게 맞추어 준다고 말투도, 행동도 한국친구들처럼 하는데, 한국 친구들은 그런 배려가 전혀 없다는 불평이었지. 이에 대해 조선족 친구들에게 ‘너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라’고 했어. 그래야 한국친구들이 조선족 청소년 문화에 대해 알게 될 테니까. 그리고 한국친구들은 조선족에 대해 잘 모르다가, 처음 만나보고는 자신들과 똑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편하게 대한 것이지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었어. 한국 친구들에게도 조선족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불평을 전해 주었고. 그 뒤로 조선족 친구들은 그들의 특유의 말투, 행동,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었고, 한국 친구들은 그들의 문화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배우게 되었지. 조선족 친구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가르쳐 주면서 (무언가 남에게 자신의 문화를 가르친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았고, 한국 친구들도 유사하지만 독특한 문화를 배우는 경험을 하고....

그곳에 가서 그들에게, 그 곳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러 왔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너희들을 특별하게 대우하지 말아달라고 전달하면 좋을 것 같아. 한편으론 그들의 문화적 전통이 손님을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이라면 처음에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 그런 것조차 거부한다면 자신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테니까.(물론 대접받는 것이 일상화되면 안 되겠지만.) 그럴 때는 함께 준비를 한다든가 아니면 너희들이 답례로 한국 음식을 대접한다든가 문화공연을 한다든가...하는 식으로 답례를 하고. 그러면서 그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가면 좋을 것 같아. 말이 잘 통할이지 모르겠지만, 앞서 조선족의 일례처럼 서로 솔직한 소통을 하면서 불편함과 오해를 줄어 나가야 할 것 같아.

환경과 개발문제는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지. 환경문제에 대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 있는 거니? 선진국들이 이기적인 개발논리로 자연이 황폐화되고 이는 전 지구적인 위기를 초래했다는 정도, 그리고 그들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는 정도, 선진국들은 전지구적 파괴행위에 대해 전 인류에게 보상을 해야 하는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준이 너희의 역할이 아닐까. 덧붙여 인류의 미래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 달려 있다는 것과 선진국과 같은 지속가능하지 못한 개발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개발이 진정한 인류를 위한 길이 아닐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고, 그래서 생존과 개발, 지속가능한 삶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어서 봉사활동을 오게 되었다고 하면 어떨까? 물론 너의 생각이 이와 같다면 말이야. 한국에서도 압축성장 때문에 많은 병폐가 나타나고 있으며, 잘못하면 모두의 생존을 위험하게 할이지 모르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해주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새로운 대안을 실천하고 있다고도. 결국 생존을 위험하게 하는 개발은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나름대로 너의 고민을 함께 하기 위해 나의 생각을 썼다만,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구나. 남들도 다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도 되고.

마지막으로 여기서 미리 답을 정해 놓고 가지 말고, 그 곳에 가서 답을 구해보라고 말해주고 싶구나.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제대로 익히고, 그 속에서 너희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잘 접목시켜 나갔으면 해.

문득 어릴 적 EBS에서 본 영화가 생각난다. 어떤 신부님이 에스키모 마을에 갔는데, 그 곳에선 구더기를 식사로 대접하고, 자기 부인을 손님과 잠자리를 같이 하도록 하는 것이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예절이었던 거야. 그 속에서 신부님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어릴 적 잠깐 본 영화라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음... 괜한 이야기를 해서 더 머리만 복잡하게 하는 것 같구나.

우리 삶의 양식과 습관 등을 그들에게 잘 이해시켜 주는 노력도 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익히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너의 미소 한방이면 그들의 마음이 다 녹지 않을까? ^^;;

항상 건강 조심하고, 무리하지 말고. 모든 것을 완결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잡히지 말고. 쉽게 결론 내리지 말고.

잘 다녀 오거라. 나의 친구야.

3. 다시 대학생 친구에게서 받은 메일



실장님 정말 감사드려요  꺄악 ♥

사실 혼자서 끙끙 앓다가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되는 게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실장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을 읽고 많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그래서 라온아띠 2기 친목클럽에 좋은말씀 같이 공유하고 싶은데

괜찮으세요?ㅠㅠ 같이 고민해보면 정말 좋을것 같아서요 !

 

먼저 조선족 아이들과의 교류에서의 경험담이 정말 마음에 남아요.

글에서 드렸던 것처럼 저는 타자라는 한계와 공동체로 들어가야 한다는것이

정말 고민이 많이되고 미묘한 사항이었어요, 풀리지 않는 끈처럼.

 

그런데 실장님 메일을 읽고 나니까요, 나름 정리가 되요.

우리가 타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에요. 아무리 우리가 '박선하' '문성근' 의 이름을 달고

'한국인' '외국인'이라는 이름표를 깊게 숨기려고 해도 그건 불가능하죠.

 

저는 제 자신을 누군가가 '한국인'이라고 부를 때 가장 당황스럽고 불편하지만 저를 구성하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수많은 것들에 한국인 박선하가 스며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또 설령 제가 정말 깨인 사람이 되어 (이것이 정말 깨인것이라고 해야 하는지도 사실 미묘한 문제네요,) 한국적인것을 모두 다 벗어버리고 한국인으로서 가질 편견과 관습을 모두 버리게 된다 해도 그들은 우리를 처음 보면 한국인이라고 정의할테니, 우리를 보고 한국을 볼테니 그것이 가능하지 않겠죠.

그래서 저는 제가 타자라는 것을 인정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저는 제가 타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항상 바둥거렸던 것 같아요. 이 공간에 가도 타자가 되고싶지않고, 또 저곳에 가도 완벽히 스며들어 그 곳 사람인 체 하고싶고... 하지만 그럴수록 결국 자신이 지워지고 그들과 스며들기도 힘들다는것을 깨닫게 됬어요.

 제가 어느 곳에선 처음 만나는 곳에선 타자일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제 안에 저를 구성하는 남들이 정해준 그 그룹과 경계와 다르다는것을 인정하고 다가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주고요. 다르다는게 틀린것은 아니니까요. 난 다른 곳에서 왔어, 물론 다르겠지만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불편하기보다는 즐거운 일이 되었음 해, 또 너와 통하는 부분도 있을거야, 라구요.

타자로서 공동체로 들어가기의 가장 중요한 시작은 자신을 인정하기 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자신을 인정하기를 =한국인 으로 규정해서 쓸데없는 민족주의를 발휘해서 오히려 공동체로 스미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지만..

그리고 저는 참 괴로웠던게 제 삶을 구성하는 평화와 안정이 누군가의 삶의 폭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였어요. 고등학교때 까지는 그런 폭력이나 환경파괴는 대기업이나 정치가들이 하는 일인줄만 알고 '나는 아무 잘못도 없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거에요. 제가 종이를 한 장 쓸 때마다, 내가 대량생산된 옷을 싸게 사고 좋아할 때마다, 내가 마트에 가서 누군가가 힘들어도 내게 웃고 친절하기를 바랄때마다, 내가 던킨도너츠 같은걸 먹을때마다... 발전이 사실은 양적팽창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어요. 그리고 우리가 모두와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 눈을 가릴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끼리도 이런 평화마음, 인권감수성, 관계에 눈뜨기를 열심히 공부해가서 아이들에게 관계에 대해 잘 고민해 보고 싶어요.

 저희는 지역와이와 함께 일하기로 되어 있어서 그 지역 와이의 중심 안건이 무엇인지에 따라 조금씩 방향이 달라져요. 치앙마이 와이 같은 경우는 아시아 와이중에서도 굉장히 규모가 크고 잘 되어있고 타의 모범이 되는 와이엠씨에이라 오히려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그 치앙마이 와이의 중심 활동이 '환경'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환경에 관한 교육을 받고 학교를 돌며 교육을 하게 될것같아요. 그래서 환경과 개발이라는 것을 제 안에서 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사실은 봉사를 하며 배운다는 마음 자체가 참 간사하고 다른사람의 삶을 나의 삶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보는 것 같아서 그 흔한 말 하나를 가지고도 참 많은 고민을 했어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내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행복을 깨달았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조금 다른 방향으로 보기로 했어요. 아직도 약간은 혼란스럽지만 그들의 삶에서 우리가 끼어들어서 서로 배우는거에요. 누가 더 많이 배웠고, 누가 더 돈이 많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왔다는 것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봉사라는 말보다는 관계맺기, 관계알기라는 말을 앞으로 쓰고싶지만 그럼 의사소통에 혼란만 오겠죠?ㅋㅋㅋㅋ
  …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차근차근 준비해서 잘 하고 오겠습니다.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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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건국가를 지향하시던 분이 갑자기'녹색성장'이라는 안 어울리는 카드를 꺼냈다. 솔직히 아무리 안 어울려도 진정 녹색을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 정책이고, 이를 실천한다면야 그 분야에선 환영을 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지 아니한가. 속으로 유사 이래 최대의 환경파괴를 호시탐탐 노리시는 분이 녹색 가면을 쓴다고 누가 믿겠는가? 녹색을 회색으로 바꾸는 정책을 펴면서 녹색을 이야기는 하는 것은 왜 일까? 녹색의 이름을 빌어 성장을 정당화하고, 후에는 아예 성장의 이름을 빌어 회색을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닐까?

녹색을 파괴하는 것은 녹색이 아님을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주변에 녹색에 대한 왜곡된 철학을 가지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아래의 글을 읽고 다시한번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아래의 글은 2002년도에 행사가 있어서 갑작스럽게 번역을 한 것이다. 오역이나 오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녹색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의미에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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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녹색당 헌장(캔버라 2001)

Charter of the Global Greens Canberra 2001

 

전문

 

지구상의 시민이자 세계 녹색당의 회원으로써 우리는,

 

지구의 생명력, 다양성, 그리고 아름다움에 우리가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이를 다음 세대에게 훼손치 않은 상태로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는 점을 공히 인식하고 단결한다.

 

경제성장의 독단적 논리-지구의 적정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천연자원의 낭비적 또는 과도한 이용-에 기반한 인간의 생산과 소비의 주된 패턴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대규모의 멸종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인식하며,

 

불의, 인종주의, 빈곤, 무지, 부패, 범죄와 폭력, 무력충돌, 그리고 단기간의 최대이익 추구가 인류의 고통을 확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인정하며,

 

선진국의 정치적․경제적 목적추구는 환경과 인간존엄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음을 인정하며,

 

오랜 세기동안 선진국들의 후진국에 대한 생태적인 부채를 발생시키는 식민지화와 수탈로 많은 사람들과 국가들이 가난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을 이해하며,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격차를 줄이고,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삶 등의 모든 분야에서 개인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시민의식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남녀평등이 없이는 어떠한 실질적인 민주주의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인간존엄과 문화유산의 가치에 관심을 기울이며,

 

토착민의 권리와 그들의 전통에 대한 공헌, 또한 억압받는 민족이나 소수인종의 문화와 종교, 그리고 경제적․문화적 삶에 대한 그들의 권리를 인정하며,

 

경쟁보다는 상호협력이 식량, 주거, 건강, 교육, 노동, 언론, 깨끗한 공기, 식수 그리고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같은 인권을 보장하는 전제조건이 됨을 확신하고,

 

환경은 국가 간의 국경을 문제삼지 않음을 인식하며,

 

그리고, 1992년 리오환경회의 선언(the Declaration of the Global Gathering of Greens)을 토대로 한다.

 

우리는

 

사람들의 태도와 가치, 그리고 생산과 생활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단언하며,

 

새천년 시대는 그러한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임을 선언하며,

 

다음과 같은 포괄적인 지속성의 개념을 추진하기 위해 결의한다.

삶을 지속시키는 자연의 과정들과 생물종 다양성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 지구의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보호한다.

모든 생태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과정들이 상호 연계되어 있음을 인정한다.

개인의 이익과 공공선의 균형을 도모한다.

자유와 책임이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한다.

단일체 내에서의 다양성을 항상 인정한다.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적간의 조화를 도모한다.

미래세대들에게도 현세대들이 가지는 자연적․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똑같이 보장한다.

 

우리의 타인과 공동체의 삶, 그리고 미래세대에 대한 이러한 책임들을 맹세하며,

 

이러한 상호연계된 원칙들을 이행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만들어내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녹색당과 이와 관련한 정치적 운동에 헌신한다.

 

 

 

원칙들

 

Global Greens 의 정책들은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기초로 한다.

 

생태학적 지혜

 

우리는 인류가 자연세계의 일부이고 인간 이외의 종(種)들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고유한 가치와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땅과 그 자원의 관리인으로서 원주민들의 지혜를 인정한다.

 

인간사회는 지구의 생태적 자원에 의지하고 있으며 생태계의 보존을 보장하고 생물종 다양성과 생명 지원체계의 복원력을 보존해야 한다.

 

이에 다음을 요구한다.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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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냉전시대로 돌이키는

‘전략적 유연성’합의,‘PSI' 참여의사를 즉각 철회하라

- 정부는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정책에 당당히“NO"라고 해야
- 국민의 여론, 알권리를 무시한 정부는 사과해야

 

지난 1월 20일 정부가 한미 외무장관 전략대화에서 미국이 요구한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하기로 한데 이어, 1월 24일에는 이미 작년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부분 참여 결정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이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조치로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크게 우려된다.

 

세계의 분쟁지역에 주한미군을 파견하겠다는 취지의 ‘전략적 유연성’은 미국의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GPR)의 일환으로 미국의 일방적 군사패권 정책에 우리 정부가 편승하는 것이다. 한반도에 있는 군대가 타 지역에 투입된다는 것은 한반도가 어떤 형식으로든 국제 분쟁에 개입한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 영토와 국민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은 한미동맹의 범위를 한반도 방어로 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까지 파기하는 것이어서 정부의 신중하지 못한 자세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역시 ‘한미상호방위조약’ 개정 논의와 대한민국 국회의 비준이라는 절차를 무시하고 조약 파기를 자행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전략적 유연성’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이 중국을 견제하고 유사시 북한에 대한 예방적․선제공격을 준비하는 것인 이상 전략적 유연성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깨뜨리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동북아 평화번영 정책, 동북아 균형자론 등을 핵심 외교전략으로 표방해 왔으며, 대북 포용정책을 주요 기조를 삼아왔다. 하지만 북한을 압박하고 위협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한다는 것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과는 거리가 멀뿐만 아니라, ‘균형자’가 아닌 ‘균형 파괴자’가 되는 것이며 북한과의 관계를 냉전시대로 회귀시키는 잘못된 조치이다. 도대체 정부 정책의 일관성은 있는지,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지, 이러한 정책을 결정하고서도 6자회담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전략적 유연성 관련하여, 주한 미군의 이동은 한국 정부의 동의를 전제로 수용했으며, PSI 부분참여는 ‘국제적 관심사에 성의를 표한 수준’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주한미군 전출입에 있어서 사전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전례에 비추어볼 때, 한국이 반대하면 주한 미군의 이동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순박한 판단이다. 현재 사전협의에 대한 구체적인 명문 규정이 없다는 것은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킨다. 또한 PSI 참여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동북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사실을 볼 때 정부는 ‘성의 표시’가 불러올 영향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점을 지적 한다.

전략적 유연성이나 PSI 참여 결정에 있어서 국민의 여론 수렴이 배제한 것도 중대한 문제이다. 특히나 PSI 참여 문제는 지난해에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여당의 국회의원에 의해 알려지자 해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존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사안에 국민을 배제하는 ‘참여 정부’에 과연 우리 국민이 ‘참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여론을 배제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한 일련의 조치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갈등과 분쟁의 기제가 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PSI' 참여 의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2006. 1. 25.

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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