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강한 바람이 서울을 강타했다.
최근에 서울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바람이었다.
여기저기서 나무가 쓰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출근길에 보니 대학로에도 큰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순간 단순한 바람에 의한 '자연재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태풍으로 처참하게 쓰러진 나무. 실개천 공사로 뿌리가 심하게 잘렸던 나무다>


작년 5월 중순부터 대학로 일대는 소위 ‘실개천’ 공사가 벌어졌다.
자연 실개천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 실개천을 만드는 공사였다.
공사를 위해 당시 인도 옆에 있던 아름드리나무 뿌리가 무참히 잘려져 나갔다.

< 2009년 당시 실개천 공사로 인해 뿌리가 심하게 잘려 나간 나무>


당시를 이 공사로 인해 나무가 훼손당하는 것을 우려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고,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다.
뿌리가 심하게 잘려 나간 모습을 보고 ‘혹시 나무가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생각을 적었다. 

아니나 다를까, 뿌리가 많이 잘려나간 한 나무가 바람에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나무는 인도뿐 아니라 차도까지 걸쳐서 넘어져 있었다. 만약 사람이나 차가 지나가다가 쓰러지는 나무에 깔렸으면 큰 사고가 났을 것이다. 만약 반대 방향으로 쓰러졌다면 바로 옆에 있던 (흥사단)건물에 큰 피해가 갔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서울시는 단지 태풍으로 나무가 쓰려졌다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자연재해’라기 보다는 생태를 파괴하며 무리한 공사를 진행한데 기인한 ‘인재’라고 보여진다. 뿌리가 잘린 나무는 언제고 쓰러질 수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2차적 피해(인명, 재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작년에 뿌리를 잘렸던 나무는 이제 모두 잘려져 나갔다.>


작년 공사에서는 나무 뿌리가 잘려나갔지만, 이번에는 넘어진 채로 가지와 몸통이 잘려 나갔다.
나무가 너무 커서 차도와 인도의 통행을 가로 막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한꺼번에 옮길 수 없었기 때문에 조각을 내어 치운 것이다.

쓰러져 조각조각 잘려지는 나무를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한그루 나무보다는 인공 실개천이 더 생태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문제로 인식되지 않겠지만, 도대체 무엇을 위한 행정인가 가슴이 답답해 졌다.

서울시는 대학로에 쓰러진 나무가 단순히 태풍에 의한 피해라고 넘기지 말고,
생명과 자연을 파괴하며 인공적인 시설물을 세우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다시한번 자문해 보기 바란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고 했다.

흐르지 못하는 강은 어떻게 될런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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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종로구 이화동 | 흥사단 앞 인공실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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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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