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미래사회 리더스쿨의 강연도 이제 중반에 접어들었다. 열 번의 강연 중 다섯 번째였던 이번 강연은 고병헌 성공회대학교 교수와 함께 진행되었다. 학생들이 흥사단 강당 앞에 모이기도 전에 미리 와서 기다리며 준비하던 고병헌 교수는 일찍 온 학생들과 대화도 나누고 저녁식사도 하는 등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강연에서는, 미래사회 리더스쿨에 참가하면서 변화한 자신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 변화해 나갈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잘 정리된 파워포인트로 진행될 줄 알았던 강연은 예상과 달리 강연 전에 만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강연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구절로 시작되었다. 고 교수는 자유롭다는 것은 자기 이유를 갖는다는 것이며, 원칙이 없는 세상에서 원칙 있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무리 안에 있을 때의 아늑함에서 벗어나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진리의 길이며 자유롭게 사는 길인 것이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 해야 될 이유나 동기가 자기로부터 나와야 한다. 진리 추구의 전당이라 불리는 대학에 있는 학생들이 추구해야 할 진리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었다.

'생각이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이 생각이 없으면 주변 사람과 사회가 힘들지만 돈과 권력이 없는 사람이 생각이 없으면 기껏해야 자신을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고 하였다. 존재 자체로도 '리더’인 대학생들이 생각이 없으면 사회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생각 있는 대학생’이 되길 당부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은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될 줄 알아야 하는데, 우리가 더불어 살아야 할 대상에는 자기 자신은 물론 자연, 다른 사람, 다른 생명체도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대학 문화는 더불어 사는 삶과는 멀어져 있다. 대학에 온 학생들을 어떻게 잘 길러낼까를 고민하기보다는 얼마나 좋은 학생을 효율적으로 선발하는가에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경쟁이 아닌 선발 경쟁을 우선시하는 한국의 대학 문화는 대학뿐 아니라 중등 교육까지 흔들리게 하고 있다. 오로지 경쟁에서 이겨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곳에서 진정한 학문의 길은 물론 행복한 일상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학문이라는 것은 익숙해져 있는 것을 뒤집고 내 몸을 가지고, 삶의 가치를 가지고 세상을 해석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한 나의 삶의 가치와 다른 사람의 삶의 가치가 만나는 것 그 자체로도 세상은 변화할 수 있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다를 수 없으며, 사람은 비교당할 수 없는 저마다의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 안에서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로부터 나온 이유를 가지고 '나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나의 미래를 성찰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 사회의 미래를 성찰할 수 있는 힘을 가져다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흥사단미래사회리더스쿨 손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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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
- 신자유주의 현실체제에 대한 분석과 대안 모색
 

『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에서 주로 신자유의주의 폐해와 분단체제의 모순을 분석했

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이하 새사연)은 그 후속 작업 성격의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좀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았다. 실상 신자유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는 앞의 책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대안으로써 기존의 운동세력이 지능 노동자, 농민, 대학생, 자영업인 등과 연대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책의 저자들은 87년 체제가 97년 외환위기 이후 껍데기만 남아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일차적 과제는 ‘87년 체제의 질적 발전’이 아니라 ‘97년 체제의 혁파’에 있다”고 강조한다. 많은 정치, 사회학자들이 탄핵반대 국면이나 촛불정국을 87년 체제의 종언이라고 평가하는 것과 사뭇 상이하다. 87년 체제가 형식적 민주주의의 달성하였으나, 97년 외환위기로 경제민주주의가 침식당했으며 이 경제체제가 정치영역까지 잠식했기 때문에 탄핵이나 촛불 정국에서 87년 체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논지이다.

저자들은 87년 당시의 계급구성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 기초 위에서 새로운 운동의 동력과 주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21세기 사회운동은 기존의 비판적인 저항주체 못지않게 “전망과 대안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창의적인 지혜를 모으는 대안적 주체들”의 강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사연은 첨예하게 분화된 현실 사회를 인식해서인지 “획일적 연대는 어려워 졌지만 폭넓은 연대가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다양한 대안 주체들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그 속에 공통적으로 신자유주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한다. 그리고 나서 이 거대한 신자유주의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흩어져 있는 ‘다윗’들의 연대뿐이라는 프로세스로 논리를 전개하다.

 

‘제1장 근본부터 달라진 한국경제’에서는 우리 경제의 주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외국 금융주주자본으로 재편되었고, 그 하위에 재벌 그룹과 은행, 민영화된 기관이 포진하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이에 저자는 “시장주의적 산업정책과 국가주의적 산업정책을 넘어서 대다수 경제 주체가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노동주동형 산업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한다. 즉 경제민주화가 진척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분석과 대안의 방향은 올바르다고 생각하지만 선언적 주장에 가깝다.

‘제2장 지식기반 경제와 노동의 진화’에서는 지식기반 경제가 신자유의주의 초과이윤을 올릴 새로운 무기로 등장했으며, 모든 학문적 지식이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면서 사실상 경제 전 영역이 지식기반 경제 영역으로 편입되었다고 분석한다. 이에 저자는 창조적 지능 노동자가 경제권력을 가져야 우리 경제에 미래가 있다고 전망하면서, “노동자의 경영 참여는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제시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는가이다. 자본은 소수의 ‘만들어진’ 지식인을 고용하고, 다른 노동자들과는 다른 대우(지위, 급여 등)를 하며 철저하게 차별화 정책을 구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3장 대안실현의 중심 주체, 한국의 노동자’에서 기존 운동세력이 이들도 착취를 당하는 노동자임을 각인시키고 연대에 참여시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한 것은 논리적으로는 올바르다. 문제는 ‘소위 첨단산업 시대의 꽃으로 불리는 IT, 금융산업 종사자도 계급적으로 노동자’이기에 자본의 논리에 대항해 연대를 하면 새로운 대안을 형성하겠지만, 자본과 노동의 괴리만큼이나 이들과 육체 노동자의 괴리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노동자가 반신자유주의 지향성을 분명히 하고, 총노동의 단결을 추진하며, 경제분야를 넘어선 정치 운동 참여와 산별노조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이에 앞서 기존 운동 방식에 대한 성찰적 반성과 내부 토대 강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저자들은 ‘개방 농정과 신자유주의의 폭정’으로 거의 해체되어 버린 농촌의 복원을 위해 농민은 국민농업(환경 친화적 농업, 전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공동체 형성 등)으로 전환하고 광범위하고 대중적 연대의 토대를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제4장 농민운동의 새로운 과제와 국민농업’) 또한 저항과 진보의 상징이었던 대학이 교육 시장의 단순한 소비자로 전락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대학생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대중조직을 건설하고 반신자유주의 공동전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제시한다.(‘제5장 신자유주의 시대에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 나아가 연대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자영업인들도 업종을 넘어 새로운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도시연대의 주요한 주축이 되어 대안경제의 주체, 지역운동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 절실하다고 역설한다.(‘제6장 자영업인의 사회적 위치 변화와 그 역할’)

결론적으로 새사연 연구자들은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신자유주의, 특히 주주자본주의 사회가 된 우리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안주체들이 대중화 전략을 세우고 연대하여, 절대 다수 국민을 운동의 주체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제안한다.

 

전반적으로 저자들은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기보다는 ‘대안 세력’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찾아 연대를 해야만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일부 인용한 통계 수치들에 혼선이 있기도 하다. 민주노총의 사례를 대학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비관적 현실에서 아주 작은 희망의 씨앗을 찾아내어 너무 큰 기대를 거는 논리적 비약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들이 제시한 현실 분석 및 대안 방향은 분명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임에 틀림없다. 이 당위적 대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방안(다양한 이해가 상충되는 총노동의 연대에 대한 접근 등) 마련과 적극적 참여가 필요할 터 인데, 이는 새로운 사회를 바라는 모든 이들이 함께 풀어 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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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모르쇠다. 오마바 정권이 들어서면 북미관계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우리는 어떤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 미래를 예측하고 방향을 설정하기에 앞서, 지난 과정의 성과와 한계를 면밀히 분석해 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11월 17일 오후1시, 세종호텔에서 개최하는 심포지엄은 많은 시사점을 주리라 기대된다.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심포지엄 - 대북 포용정책 10년의 평가와 과제

지난 10년간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추진 결과 남북 정상회담과 국방장관회담이 두 차례 개최되었고, 개성지역에서 작은 경제공동체가 형성되고 있으며, 과거에는 생각조차 어려웠던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 상봉이 이루어지는 등 남북한 관계에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대북 지원이 ‘퍼주기’ 논란을 유발하는 등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도 표출되었습니다.

  이에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는 지난 10년간의 대북 포용정책 성과와 한계에 대해 균형 있는 평가를 내리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많이 바쁘시더라도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제95차 특별 통일포럼으로 개최하는 ‘대북 포용정책 10년의 평가와 과제’ 주제의 심포지엄에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2008년 10월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상임대표  박원철  
                                                                     정책위원장  정성장 

일시 : 2008년 11월 17일(월) 오후 1시 ~ 6시 
장소 : 세종호텔 4층 해금강홀 (4호선 명동역 10번 출구)

[일 정]            * 진행사회 :  문성근(흥사단 정책실장)
13:00 ~ 13:20    등록
13:20 ~ 13:30    인사말씀 (박원철 상임대표)
13:30 ~ 13:40    축사 (홍양호 통일부차관)

13:40 ~ 15:40   제 1분과           * 사회 :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 주제 : 남북한 정치군사 대화와 경제협력

▶ 소주제1 : 대북정책 기조와 남북 당국간 협의의 제도화
         *발표: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
         *토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소주제2 : 남북한 군사 대화와 협력
         *발표: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토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

▶ 소주제3 : 남북경협의 확대와 경제공동체 형성
         *발표: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토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15:40 ~ 16:00     휴식

16:00 ~ 18:00   제 2분과            *사회: 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 주제: 남북한 사회문화협력과 인도적 문제

▶ 소주제1 : 남북 사회문화교류
             *발표: 전영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
             *토론: 김성수 (성균관대 교수)

▶ 소주제2 : 대북 인도적 지원
            *발표: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토론: 이종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평화나눔센터 소장)

▶ 소주제3 : 이산가족상봉과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발표: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토론: 서보혁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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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조차 교육이 되어 버린 현실과 삶터가 아닌 동네

1981년 10월 16일, 보이스카우트에서 축구를 해서 1-0으로 이겼다.

10월 19일에는 4학년 4반과 야구시합을 해서 4-0으로 이겼다. 이때까지 우리 반(11반) 야구 성적은 18전 14승 2무 2패였다. 그리고 나의 타격 순위는 반에서 2위였다.(“우리 반 타격 1위는 현철이고, 2위는 재운이와 나다.”) 이 날 일기장 ‘내일의 할 일’에는 “발야구나 축구해서 이기기”라고 썼다.

10월 21일에는 8반과 야구시합을 하여 12-0으로 이겼다. 기권승이다. 이 날 나는 4타석 3안타, 1포볼로 꽤 좋은 성적이었다. ‘내일의 할 일’에는 “야구 이겼다고 자랑하기”라고 썼다. 이 날 승리로 우리 반 야구 성적은 19전 15승 2무 2패가 되었다.


당시에는 야구와 축구를 거의 매일하다시피 한 것 같다. 야구와 축구는 단체시합이다. 약식으로 시합을 하더라도 양 팀 합하여 20명가량은 있어야 한다. 시합이 성사되면 그 날 20여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시합을 한다. 옆에서는 다른 팀 시합이 이루어지곤 하였다. 그만큼 자유롭게 뛰어 노는 아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신나고 재밌어서 하는 것이다. 요즈음은 노는 것도 과외를 받는 다고 한다. 운동하는 것도 선생을 모셔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때론 싸우기도 했지만 옳고 그름을 함께 판단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해진 커리큘럼과 규칙에 따라 하고, 판단도 누군가가 대신 해준다. '놀이자체가 생활이던 시절'을 떠나 '놀이조차 교육이 되어버린 시절'에 살고 있다.

또한 아이들이 언제고 놀 수 있는 공터가 있었다. 시합이 생기면, 공만 가지고 주변 공터에 가면 시합을 할 수 있었다. 요즘 동네엔 공터가 없다. 땅을 놀리는 것은 경제적으로 손해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골목조차 사라졌다. 차들이 점령했기 때문이다. ‘골목대장’이란 말도 사라졌다.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공터는 동네의 문화가 생겨나는 곳이었다. 이제 동네의 문화는 사라졌다. 간혹 주민운동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주민간 교류와 문화가 있지만, 이 역시 이벤트성이 강한 일회 행사인 경우가 많다. 자기가 사는 곳에 자신의 삶이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동네가 아이와 어른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하는 삶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일명 ‘동네의 부활’을 꿈꾸며.

 

※ 당시에도 대학야구는 별로 인기가 없어나 보다.

1981년 10월 20일에는 일기장에 <대학야구>라는 시(?)를 썼다.

  대학야구

관중없는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니,
실감 없겠네.

그러나, 그러나
관중 몇 명이 있네. 

그것은 가을 바람
이겨라, 이겨라 소리치며
휘∼위 소리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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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당시 초등학교) 1학년(1978년)부터 대학교에 다닐 때까지 일기를 썼다. 매일 쓴 것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였지만. 아쉽게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때까지 쓴 일기장을 잃어버렸다. 지금가지고 있는 일기장은 초등학교 4학년(1981년) 10월부터 쓴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항상 철없이 즐겁고 밝았던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일기를 보니 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던 것 같다. 어제 하루종일 일기를 읽으며 추억에 잠겼다. 제일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야구와 축구, 공부(시험), 친구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제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추억을 ‘그때, 거기’에서 ‘지금, 여기’로 끌어내어 보고자 한다. 가능한 있는 그대로(선생님께서 맞춤법 틀린 부분 수정한 내용도) 옮기고자 한다.

 

                                  <초등학교 시절 쓰던 다양한 일기장들>

1981년 10월 12일 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시험지 하기
오늘의 착한 일 : 재운이 사과 줌 

요새는 공부에 너무 뒤떨어진다. 오늘 시험지 하는데,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시험지를 찌졌다.(찢었다.) 사회와 자연에서 모르는 게 아주 많았다. 내 머리가 녹이 쓴 것 아닐까? 그리고, 내일 그릴 그림연습을 했다.

요새 너무 빨리 잔다. 아∼ 나는 빨리 이 고비를 넘기면 좋겠다.

오늘의 반성 : 모르는 게 있으면 차근차근 배우겠다.
내일의 할 일 : 머리에 녹 쓴 것을 기름쳐서 열심히 공부하기

 

보관하고 있는 일기 중 가장 오랜 된 일기의 내용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이다. 당시 지금과 같은 학원, 과외는 없었다. 그냥 학교 다녀와서 동네에서 놀다가 숙제나 공부를 하는 정도. 그래도 공부는 꽤 했던 것 같은데, 남들보다 뒤떨어 진 것 같다며 “머리에 기름”을 쳐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당시 친구들에 비해 나는 좀 민감한 편에 속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져서 강도 높은 학습과정은 일반적인 것으로 취급하지만, 자살을 생각하는 초등학생이 19.9%나 된다(2007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 공동조사)는 설문결과는 현재 교육 행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살로 내모는 공부는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요새 너무 빨리 잔다”는 글을 보고, 잠자는 시각은 보았더니 ‘8시 50분’이다. 5학년, 6학년 시절의 일기장을 봐도 ‘너무 일찍 잔다’는 내용이 간간히 나온다. 우리 집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분위기였다. 현대인이 점차 ‘올빼미’형이 되어가듯이 아이들도 잠자는 시각이 점점 줄어든다. 세계 각국 학생들의 잠자는 시간을 비교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아이들의 취침시간은 평균보다 훨씬 적었다.

최근 학생들이 ‘잠잘 수 있는 권리’‘아침 밥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부르짖음은 괜한 투정은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가, 특히 교육계가 아이들의 목소리에 좀더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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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 선생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배꼽잡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유쾌한 글쓰기의 달인이라고 평가해도 손색이 없는 분이다. 흥사단 교육운동본부가 10월 31일, 고미숙 선생을 모시고 <호모 쿵푸스>를 주제로 ‘저자초청 독서토론회’를 개최했다. 꼭 가고 싶었으나, 갑자기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이 무척 컸다. 그래서 주말을 이용해 ‘공부의 달인’에 접속해 보았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대략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책을 읽어라. 특히 고전을. 암송하고 구술하라. 앎과 몸과 삶이 하나가 될 것이다. 천하를 품고 책을 읽을 때 지혜와 비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배움을 얻을 스승과 함께 공부할 동료를 찾아라. 즉 앎의 코뮌을 조직하라. 항상 의심하고 토론하라. 이는 온 몸으로 공부하는 것이니, 이 과정을 넘어설 때 자유의 공간이 열릴 것이다.  

청소년 대상이건 성인 대상이건 간에 포럼, 강연, 토론회 등을 진행할 때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질의․응답 시간이다. 질문이 없어 썰렁할까, 너무 엉뚱한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 억지로 질문을 유도하기도 하고, 정 안되면 진행을 하는 내 자신이 질문을 하기도 한다. 왜 질문하는 것이 이렇게 낯설고, 어려울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원인을 진단한다. 

토론이건 체험학습이건 그것이 강도 높은 학습의 과정이 되려면 고도의 훈련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자기 생각을 바꾸겠다는 치열한 의지도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아주 유치한 수준에서 헛바퀴만 돌 다름이다. 대학에서는 이런 문제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학생들의 자율에 맡긴 토론 수업들은 백발백중 실패한다. 일단 지금 대학생들은 삶과 사회에 대한 물음이 없다. “공부하는 하는 사람이 의심할 줄 모르는 것은 크나큰 병통이다. 오직 의심해야만 자주 분석하게 되고, 그렇게 해서 의심을 깨뜨리면 이것이 바로 깨달음인 것”(이탁오, 『분서』)이라 했다. 그런데 바로 이 의심없는 학생끼리 백날 토론을 해본들 ‘그 나물에 그 밥’, ‘다람쥐 쳇바퀴’일 뿐이다. 교수와 학생 간의 신뢰가 생기지도 않을뿐더러, 수업의 생동감도 완전히 땅에 떨어지고 만다.(p.69) 

그렇다.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이 주로 내용을 외우고, 정해진 답을 찾는데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의심을 품거나, 다르게 생각하는 바를 표현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에 나와서도 지배담론을 쫓아 따라가기에 바쁘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근대 학교 교육의 문턱을 넘어야 진정한 자유의 공간에 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추상적인 자유란 없다. 다만 지금 나의 자유를 가로막고 있는 문턱이 있을 뿐. 그 문턱을 넘어설 때 비로소 그 만큼의 자유의 공간이 열리는 법이다.(p.68) 

학교 교육은 좋은 대학에 가고, 돈을 많이 벌거나 권력을 획득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장이 되었다. 사고의 폭은 좁아지고, 삶과 배움은 별개의 분리된 공간에 놓이게 되었다. 학교(학원 포함) 이외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은 취미나 자신의 미래와 무관한 영역으로 취급된다. 그러하기에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자로 전락하고, 우리 사회에 진정한 스승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 사라지게 되었다. 

삶의 지혜와 문명의 비전은 천하의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다. 아니, 천하를 가슴에 품고 나아갈 때라야 그런 지혜와 비전이 가능하다. 배움이란 무릇 이런 것이다. … 학교는 공부를 독점함으로써 전 사회를 학교화하고 말았다. 자격증과 학벌, 국경 등 온갖 차별을 뼈와 살에 사무치게 만들어버리는 불모적 공부법! 그런 공부를 전복해 버리면 천하를 다 배움터가 된다. … 스승이란 무엇인가? 가장 열심히 배우는 이다. 배움을 가르치는 이, 배움의 열정을 촉발하고 전염시키는 배움의 헤르메스, 그가 곧 스승이다.(p.181)

 

바로 눈앞의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자신의 성취 이외에는 관심도 없는 세대에 이렇게 충고한다. 그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고. 진정 자신의 삶이 의미있게 하는 공부를 하려면 주변을 둘러보라고. 

“무릇 어진 이란 자기가 서고자 하면 남을 세워주고, 자기가 성취하고자 하면 남을 성취하게 해 준다.”(『논어』,「옹야」편) 나이, 학벌, 성별을 넘어 어디서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고, 언제 어디서건 ‘앎의 코뮌’(앎을 공유하는 네트워크)을 조직할 수 있는 능력.… 도인의 경지란 이런 것이 아닐까.(p.214) 

본 저서를 통해 출구를 찾기 어려운 미로를 유쾌하게 빠져 나오는 경험을 했다. 정말 오랜 시간동안 감춰진 비법(秘法)을 유쾌하고 쉽게 잘 배운 것 같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저자는 근대적 학교 교육 전반을 비판했지만,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학교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학교 시스템 내에서 ‘공부의 달인’이 되는 노하우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면 지치고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저자가 제시한 비법(秘法)은 입시와 취업의 높은 벽을 넘기에는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 턱 너머에서, 이쪽 세상은 좋으니 오라고 손짓하기 보다는 함께 손잡고 문턱을 넘으려고 할 때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특정 인물과 책을 과도하게 인용하고 의존한 것과 공부의 비법을 만병통치약처럼 다룬 것이 문턱을 넘어설 용기를 주는데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많은 독자들은 그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문턱 너머를 쳐다만 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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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일탈을 꿈꾸며 - 한국철학의 이해
흥사단미래사회리더스쿨, 김교빈 교수 강연

누군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당신은 한국인인가" 라는 질문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누구나 당황할 것이다. 때로는 버럭 화를 내며 주민등록증을 내미는 성질 급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저 웃고 돌아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물가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 맥도날드, 세계 어디를 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나이키, 스타벅스 커피를 손에 들고 바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한국인 다움'을 간직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쉬이 찾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 초국적기업을 필두로 한 세계화의 흐름을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용기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작지만 다부진 몸의 중년남자가 있다. 바로 성균관대 동양철학박사인 김교빈 선생님이다.


강연에서 그는 '철학을 아는 것은 우리의 뿌리를 아는 것이며, 뿌리를 아는 것은 곧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는 것' 이라며 한국 철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화의 거친 물살 속에서 한국 철학에 대해 이해를 하는 것은 민족의 동질성을 보장하는 기반이 되며, 다른 민족과의 차별성을 드러내어 국제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탄탄한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이라는 잘 알려진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철학을 포함한 동양철학은 서구적인 세계관이 불러일으킨 현재의 문제의 해결책으로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조화보다는 합리와 경쟁, 성장을 중요 가치로 간주하는 서구사상이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게 됨에 따라, 빈부격차와 환경 등 세계는 다양한 문제를 안게 되었다. 합리적인 것이 빠를 수 는 있지만, 조화로운 것이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현대에 와서야 큰 상처를 얻고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서 동양철학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철학은 중국 등 대국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동양 철학 안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 해 왔기 때문에 서구 중심의 세계화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주목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 것만이 최고'라는 편협한 국수주의나 철학을 위한 철학을 하자는 이상주의는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한국철학이 가지는 가능성을 인정하되, 그 한계 역시 함께 인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 해 온 한국철학에 긍지를 가지되, 한국 철학이 다른 문화의 영향을 받은 부분을 겸허하게 인정하며 다른 문화의 독자성 역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철학을 하는 데 있어 역사의식과 시대의식, 사회의식임을 주장하며 철학에 있어서도 과학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대의식을 잃어버리고 사회에 융화되지 못하는 철학은 허위의식일 뿐이라고 말하며, 사회경제에 대한 과학적 분석의 위에서 철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문제나 시민운동 등이 탄탄한 의지와 철학을 기반으로 일어나야 하는 것은 옳은 말이지만, 그 위에 철저한 과학적 분석과 냉철한 시선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그는 공학 연구에 있어서도 '인간을 위한 연구'라는 출발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철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성장과 경쟁이 모든 것의 척도가 된 현대사회에서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어리석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시각각 경쟁과 계산에 의해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도, 그 뿌리를 잃지 않고 탄탄히 서기 위해서 한국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철학에 대한 깊은 통찰은 꼭 필요한 것이다. 위를 보는 것만이 현명한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시대에, 아래를 바라보며 자신을 받치고 있는 뿌리를 탄탄히 다지는 일을 '현명한 일탈'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한국 철학에 대한 진지한 통찰은 결국 한국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받치는 뿌리이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해답이 될 것이다.

 

<흥사단미래사회리더스쿨 박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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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 서울시교육위원회는 국제중학교 지정 동의안에 대해 심의를 보류 결정했다. 아직 사회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한학수 동의심사 소위원회 위원장은 “국제중 설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개교를 위한 준비사항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서울시교육위는 올해 안에 동의안 재심의는 없다고 까지 밝혔다.

그러나 오늘 28일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 동의안을 재심의해달라고 서울시교육위원회에 요청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장학금 지급 문제, 사교육비 경감대책, 국제중 입학전형, 원거리 통학문제 등을 보완했다며 재심의를 요청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위원회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개교를 위한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심의 보류가 된 것인데, 며칠 사이에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여건을 조성했으며, 개교를 위한 준비를 했단 말인가. 누가 이에 동의하겠는가.


심의 보류를 단순히 계획과 문구를 바꾼다고 될 사안이 아닌 것은 자명하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0월 24일 성명을 통해 “서울시교육위원회 심의와 국민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기본 의무교육과정인 중학교 특성화에 대한 교육적 타당성이 없음과 재단전입금조차 내지 않는 두 재단이 일반 학교와 견줄 수 없는 교육예산 확보 계획이 전무함을 지적한 것”이라고 언급했듯이 국제중 설립 추진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며칠 사이에 문제점을 보완했다고 재심의를 요청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태도이며 국제중 추진을 우려하는 시민들을 무시하는 강압적 태도이다.

28일 오전 참여연대, 여성단체연합,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KYC 등 20여개 시민단체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국제중 설립 재심의 반대, 공정택교육감 퇴진’ 기자회견을 열고 "불과 몇 주만에 무슨 환경이 바뀌었고 무슨 조건이 갖추어졌는지 묻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하고, 국제중 설립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사교육업체 뿐이라며 교육위원들에게 “시민의 입장에서 판단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정확한 지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8%나 증가했다. 국제중 설립 추진으로 사교육비 지출은 훨씬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등학생 대상 전문 사교육업체인 정상JLS와 CDI홀딩스의 평균 수강생 수가 전년동기대비 각각 60%, 49%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公約)은 공약(公約)이라는 것이 명백해 졌다.

교육은 경쟁을 유도해서 승자가 독식하는 정글이 아니다.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이다. 사교육비 부담으로 자녀를 갖지 않거나, 이민을 가고 싶어 하는 국민이 늘고 있는데도 계속 역주행하는 것은 국가를 책임질 사람들의 자세가 아니다.

서울시교육위원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정례회의가 끝나는 오는 31일까지 특성화중학교 지정 동의안을 재보류하거나 표결을 통해 가부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한다. 국제중 설립 찬성 기류가 높아졌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위원들은 ‘사회적 합의와 준비 미흡’을 이유로 보류했던 그 상황이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각인해야 한다. 판단기준은 ‘권력’이 아니라 ‘올바른 교육’임을 인식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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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길 여행자들의 쉼터

 


강화도에 다녀왔습니다.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경치가 아름다웠습니다.
형형색색 산, 생명의 보고 갯벌,
홍시가 되기를 기다리는 감,
문득문득 보이는 황금빛 들판
모두 자연의 섭리대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가 갈매기를 보았습니다.
깊은 가을 하늘 길을 힘차게 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차 안에서
기러기떼를 보았습니다.
군무(群舞)를 추듯 하늘 길을 이러저리 돌아다닙니다.
먼 길을 가려고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갯벌이 있기에
하늘 길 여행자들이
강화도에 모여 있습니다. 

문득 새만금이 생각납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기원합니다. 

강화도가
갈매기와 기러기들이
언제라도 찾아 올 수 있는,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하늘 길 여행자들의 쉼터로 존속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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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을 알리는 비가 내렸습니다.
이제 기온이 떨어져 추워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적당한 기온에 맑은 하늘을 만끽할 수 있었던
초가을이 멀어져 가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10월 초, 거창군 월성계곡 부근에서 보았던
하늘이 너무 그리워집니다. 

시원한 물줄기가 이어진 월성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월성청소년수련원에서 다양한 체험활동도 하고,
사과나 버섯 채취체험도 할 수 있는 그 곳에
내년 가을에도 가보고 싶습니다. 

그때도 깊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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